[2020 RFA 10대 뉴스] ⑧ 신형 ICBM으로 지구촌 놀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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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0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여덟번째 시간은 이상민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헤드라인>

앵커: 오늘의 주제는 북한이 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공개해서 세계를 놀라게 한 소식이군요. 북한이 당시 공개한 신형ICBM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기자: 북한이 당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북한이 이전에 시험발사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5호 보다 길이나 직경이 모두 컸습니다. 길이는 화성 15호보다 4에서 4.5미터가 더 긴 25-26미터이고 직경은 약 0.5미터가 더 큰 2.5~2.9미터로 세계에서 가장 큰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먼저 북한 주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무엇인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대륙간탄도탄이라고도 하며 영어 약자로 ICBM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5,000km 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을 말하며, 보통 메가톤급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다탄두로도 개발되었습니다. 오늘날 실제 사용되는 것들로 고정식인 미국의 타이탄 II와 미니트맨 II·III형, 피스키퍼 등이 있고, 러시아의 SS-17·18·19와 구식인 SS-11·13 등이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꾸준히 개발해 지난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4호를 시험 발사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 10월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기자: 사실 국제사회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앞두고 북한이 이 때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할 것이라고 예상해왔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 열병식 때 이 새 전략무기가 공개될 것으로 관측되어왔던 것이죠. 그러나 아무리 예상했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이번 열병식 때 등장하자 세계는 놀랐습니다. 미국 측은 북한이 북한주민의 밝은 미래를 위해 힘쓰는 것보다 금지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우선시하는 것이라며 실망했다고 밝혔고 유럽연합은 북한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을 금지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성능에 대한 분석 결과가 나왔나요?

기자: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아직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로 열병식 때 공개된 영상과 사진 등을 이용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4호 보다 길이와 직경이 큰 것을 볼 때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하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아니냐는 우려가 가장 큽니다.

앵커: 아. 그래요?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어떤 것인지 좀더 설명해시죠.

기자: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사일방어체계의 발달로 대륙간탄도미사일이 표적에 도달하기 전 격추당할 위험이 커지자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해 하나의 탄두가 격추되더라도 나머지 탄두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구 소련 때부터 러시아와 미국이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왔는데 북한은 러시아 등으로부터 이 기술을 확보한 것 같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미국의 마커스 갈로스카스(Markus Garlauskas) 전 국가정보국(DNI) 북한정보담당관은 북한의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의 기존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면서 북한은 수개월 내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직접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갈로스카스 전 담당관: 저는 북한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면 내년 초, 늦어도 봄까지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것으로 봅니다.

앵커: 북한이 내년 초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주장인데요. 미국 조야에서 차기 미국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도발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유력한 관측입니다. 미국의 마크 밀리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밀리 합참의장의 최근 발언을 들어보시죠.

밀리 합참의장: 북한이 미래 어느 시점에서 도발할 것으로 제가 예상하느냐구요? 매우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들은 그런 도발을 해온 오랜 역사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진전된 핵무기와 미사일 운반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충분히 억지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미국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을 미사일방어체계로 막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 본토로 실제 발사해도 이를 날아오는 도중 공중에서 격추해버리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를 위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다층적 본토 미사일방어(Layered Homeland Missile Defense)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궤적을 추진단계(Boost), 비행단계(Midcourse), 진입단계(Terminal) 등으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지상, 해상배치 무기체계를 통해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다층적 미사일방어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미사일방어체계의 첫 단계는 지상요격기로 미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격추해버리는 겁니다. 현재 44기의 지상요격기가 미 본토에 배치되어 있는데 미국은 기존 지상요격기 성능을 향상시킨 차세대 신형 지상요격기(NGI: Next Generation Interceptor) 20기를 2028년까지 추가로 실전배치한다는 목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앵커: 미국의 다층적 미사일방어체계에 첫단계가 지상에 배치된 미사일요격기로 방어하는 것이라면 그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기자: 첫번째 단계에서 지상요격기를 통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격추가 실패하면 두번째 단계는 해상에서 'SM-3 블록2A'로 불리는 해상요격기를 발사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미사일 방어청은 지난달 16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정한 발사체를 미 해군 이지스함에 배치된 해상요격기로 격추하는 시험에 성공했습니다. 원래 'SM-3 블록2A'로 불리는 해상요격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은 장거리탄도미사일 요격이 아니라 중거리탄도미사일을 겨냥해 제작된 것입니다. 하지만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비행이 진입단계에 이르러 목표물에 하강할 때 이 해상요격기로 격추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가능성이 제기되어왔는데 이번에 성공하게 된 것이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톰 카라코(Tom Karako) 미사일사업국장의 말입니다.

카라코 국장: 이번 시험성공으로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갖게 된 것입니다. 첫번째 단계에서 알라스카에 배치된 지상기반 요격미사일로 맞설 수 있고 그게 실패하면 두번째 단계로 해상기반 요격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시험에는 성공했지만 만약, 해상요격기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격추하지 못하면 그 다음 단계는 뭡니까?

기자: 그 다음 단계는 지상에 배치된 '사드(THAAD)', 즉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페트리어트(Patriot) 저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격추하는 겁니다. 이와관련해 지난 10월 1일 미국 미사일방어청은 탐지 범위가 넓은 '사드(THAAD)' 레이더를 활용해 저고도 요격미사일인 패트리어트로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험에 성공했습니다. 사드와 패트리어트를 통합해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 역시 그동안 말로만 제기되었던 내용이었는데 이번에 성공하면서 북한에 대한 미사일방어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존 힐 미사일방어청장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이번 시험(FTP-27)의 성공은 사드와 패트리어트 무기체계의 통합운영(interoperability)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면서 이것은 미국 본토와 해외주둔 미군 및 동맹들을 불량국가의 위협(rogue threats)으로부터 방어하는 탄도미사일방어체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미국은 향후 미사일방어체계 강화에 더욱 힘을 모으고 있다는 소식인데 설명해주시죠.

기자: 미국 연방상원 세출위원회는 지난 11월 10일 2021회계연도 예산에 대한 상원 지출승인법안(appropriation bill)을 발표했는데요 이 법안에 따르면 상원 세출위원회는 2021 회계연도 국방예산으로 6천960억 달러를 책정했고 이 가운데 미사일방어청 예산에 102억 달러로 책정했습니다. 이는 미사일방어청이 요청한 예산보다 11억 달러가 증가한 것으로 주목할만 한 것은 증가 내역 중 상당 부분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미사일방어체계용이라는 점입니다. 세출위원회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즉 사드(THAAD) 포대에 3억 1천만 달러, 지상배치 미사일방어체계(GMD)에 4억5천만 달러를 각각 추가 책정했습니다.아울러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차세대 미사일 요격기(Next Generation Interceptor) 개발과 관련해 미사일방어청이 요청한 예산을 전액 그대로 책정했습니다. 이에 대한 미국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의 말입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지상배치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만든 것입니다. 상원은 10월 10일 열병식 후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더 커진 것으로 인식하고 미사일방어에 예산을 추가책정하며 대응한 것으로 봅니다.

이처럼 강화되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위협을 무력화하면서 북한 측에는 극복하기 어려운 도전이 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이상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2020년 10대 뉴스8편 '신형ICBM으로 지구촌 놀랜 노동당창건 75주년 열병식'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2020년 10대뉴스 아홉번째 편 ''돈 되는 건 뭐든 한다 코로나 백신 제약사도 해킹하는 북한'편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