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0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마지막 시간은 지에린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오늘의 주제는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 국면 장기화와 상존하는 북핵 위협입니다. 먼저, 지난해 2월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 즉 합의나 성과없이 끝난 이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가 계속됐는데, 올해 미북관계는 어땠습니까? 진전이 좀 있었나요?
기자: 지난해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작년 10월 스웨덴(스웨리예) 스톡홀름에서 열렸던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도 결렬된 이후 올해 미북관계 역시 진전을 보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대북 관여와 대화의 문이 여전히 열려있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보였는데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새해 초부터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에 계속 희망적이라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발언을 직접 들어보시죠.
폼페이오 장관(지난 1월 7일): 우리는 여전히 (대북) 관여를 유지할 것이며, 지난 2018년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약속한 비핵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데 여전히 희망적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지난 1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일(1월 8일)을 축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왔다고 밝히면서도 정상 간 친분관계와 미북 협상은 별개라며 대화 재개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역시 지난 7월 담화를 통해 연내 미북 정상회담은 북한에게는 비실리적이고 무익하다며 또 다시 정상회담 가능성을 일축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또한, 미북 협상의 기본 주제가 '비핵화 조치 대 제재해제'에서 '적대시정책 철회 대 미북 협상재개'의 틀로 바뀌어야 한다며 대화재개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강조하며 대화의 문을 닫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최근 북한이 그동안 많은 대화의 기회를 낭비했다고 지적했는데요. 직접 그의 말을 들어보시죠.
비건 부장관: 유감스럽게도 지난 2년 반 동안 북한은 많은 기회들을 낭비했습니다. 대화를 통한 기회를 잡는 대신 장애물을 찾는 데 너무 골몰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올해 북핵협상의 진전을 내진 못했지만 여전히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올해는 또 코로나19라는 큰 변수가 있었는데요. 미북관계에는 어떤 영향이 있었죠?
기자: 미국 측은 북한에 코로나19 협력 및 지원 의사를 피력하며 북한에 대화재개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월 성명을 통해 북한의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위한 미국과 보건기구의 노력을 지원하고 장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월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방역 협력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 측의 코로나19 지원 및 협력 제안에는 반응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친서외교는 실질적인 성과를 낳진 못했습니다.
앵커: 올해는 특히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북 간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 즉 10월의 깜짝 행보에 대한 기대감과 동시에 북한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북한은 과거 미국 대선 주기에 도발을 해왔고 올해는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해라서 도발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10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에서 화성-16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신형 전략무기를 선보였지만, 지난 3월 연이은 단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미북 협상판을 깰 수 있는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수준의 고강도 도발은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선 전 강한 도발은 자제할 것으로 봤는데요.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세이모어 전 조정관: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하길 희망하며 침착하게 기다릴 것입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피해를 주길 원치 않아 대선 전에 도발적인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등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울러, 미 대선을 앞두고 미북 간 정상회담 등 비핵화 관련 깜짝발표, 즉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이 역시 현실화되진 않으면서 비핵화 협상의 교착상태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2020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올해는 미북협상 진전이나 북한 도발도 없는 조용한 한 해였는데, 북한의 핵개발 활동은 어땠습니까?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이어졌죠?
기자: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은 멈춰섰지만 북한의 핵개발은 계속됐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 중간보고서는 다수의 유엔 회원국들이 북한이 지난 6차례 핵실험 등을 통해 탄도미사일 탄두에 장착할 수 있는 소형화된 핵무기를 개발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북한이 핵시설 중 일부를 지속적으로 가동하고 있다며 조속히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의 지난달 유엔총회 발언을 직접 들어보시죠.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북한의 핵활동은 여전히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북한 핵프로그램의 지속은 안보리 관련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며 매우 유감스럽습니다.
미국의 마크 에스퍼 당시 국방장관 역시 지난 10월 열렸던 제5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 여전히 심각한 위협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의 말입니다.
에스퍼 장관: 오늘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가능한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재확인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이 역내와 세계의 안보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으로 남아있다는데 동의합니다.
또한 북한이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무기를 공개한 것에 대해 미국 행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자국민의 밝은 미래를 위해 힘쓰는 것보다 금지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우선시하는 것에 실망했다"며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은 북한이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북한의 지속적인 핵개발 활동을 포함한 대북제재 위반 행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추가제재 조치가 있었나요? 올 한해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기자: 우선, 미 재무부는 가장 최근인 지난 8일 북한산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2371호 위반 혐의로 중국 무역회사를 포함한 6개 단체와 4개 선박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국무부가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제보할 수 있는 별도의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정보 제공자에게 최대 500백만 달러의 포상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후 일주일 만에 전격 단행됐는데요. 특히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는 대북제재 위반 사례 제보 웹사이트를 발표하면서 중국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를 정조준하며 중국의 제재이행을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그의 말입니다.
웡 부대표: 중국은 외교적 '앞문'(front door)을 통해 달성할 수 없는 성급한 제재완화를 유엔 안보리 결의 의무를 엄격히 이행하지 않기로 선택한 '뒷문'(back door)을 통해 대신 달성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만성적 (제재이행) 실패 사례는 수 없이 많고 더 늘어나고 있으며 우려되고 있습니다.
재무부는 또 지난달 북한의 노동자 해외 송출에 연루된 러시아 기업 2곳을 제재명단에 올렸습니다. 이외에도 미국 정부는 올해 3월 첫 대북 금융거래 주의보를 시작으로 5월에는 북한의 불법 선박활동 관련 주의보, 7월에는 북한 돈세탁 주의보, 9월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활동 주의보, 지난달에는 북한 만수대창작사 등 제재대상과의 고가 미술품 거래 금지 주의보 등을 발령하면서 제재이행에 대한 경각심을 지속적으로 높였습니다.
앵커: 올해는 또 대북제재를 위반한 개인 및 단체에 대한 미 법무부의 구체적인 사법조치도 눈에 띄었는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재무부의 대북 경제제재와 함께 법무부도 제재위반 대상에 법적인 조치를 취하며 북한 정권의 제재회피 행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법무부는 지난 9월 은행사기와 자금세탁 혐의로 북한인 2명을 포함한 3명을 기소했고, 같은 달 북한의 미국 금융망 이용을 돕고 돈세탁에 가담한 기업에 약67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또 지난 8월 북한이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으로 약 2억 5천만 달러 이상을 탈취하는 데 쓰인 280개 가상화폐 계좌에 대한 몰수 소송 소장을 공개했고, 지난 7월에는 돈세탁에 가담한 기업들의 자금 237만 달러에 대한 몰수 소송에 들어간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미 법무부는 지난 5월 공개한 기소장을 통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위해 25억 달러 상당의 돈세탁에 가담한 북한인 28명을 기소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내년 1월에는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출범하죠. 최근 외교·안보 주요 인사가 내정되면서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차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트럼프 행정부와 매우 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북 정상 간 친밀한 관계를 내세우며 '톱다운', 즉 하향식 접근법을 취했지만 차기 행정부는 실무협상을 우선시하는 '바틈업', 즉 상향식 미북협상으로 회귀하면서 원칙에 입각한 대북접근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0월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폭력배'(thug)로 지칭하고 북한이 미국 영토를 더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능력을 보유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정권에 정당성을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만 미북관계 진전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당시 바이든 후보의 말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그가 핵능력을 축소하는 데 동의하는 조건입니다. 한반도는 핵없는 지역이어야 합니다.
앵커: 바이든 당선인은 김정은 위원장을 '최악의 폭군'으로 부른 토니 블링컨을 최근 국무장관에 지명했는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만큼 향후 대북압박 강화 등 강경책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차기 행정부가 미북 간 싱가포르 합의를 출발점으로 일괄타결식 해법보다는 좀 더 현실적인 중간합의와 함께 단계적 해법을 모색할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방장관실 선임보좌관을 지낸 프랭크 엄 미국평화연구소(USIP) 선임연구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엄 선임연구원: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긴 어렵지만, 싱가포르 합의는 북한이 아직까지 거부하지 않은 것입니다. 북한은 과거 제네바 기본합의, 6자회담 합의 등 이전 합의들을 다 거부했지만 적어도 아직까진 싱가포르 성명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차기 바이든 행정부 초기 미국의 관심을 끌고 북핵 문제의 우선순위를 높이기 위해 전략적 도발을 할 수 있고 내년 상반기 한미연합훈련도 예정돼 있는 반면, 도쿄 올림픽 계기 미북대화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어 2021년 북핵 문제 향방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지에린 기자 잘 들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의 2020년 10대 뉴스 마지막편 ''무소식이 희소식?' 대화 없는 미북, 상존하는 북핵 위협' 편을 끝으로 2020년 10대 뉴스를 마칩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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