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뉴스분석] 성김 대표 방한으로 미북협상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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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토요일 격주로 보내드리는 'RFA뉴스분석' 시간입니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굵직한 북한 소식, 영향력을 미쳤던 RFA 뉴스 보도들을 그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해드립니다.

앵커: 양성원 기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양: 안녕하십니까.

앵커: 지난 2주간 북한 관련 뉴스들 가운데 아무래도 미국 국무부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한국 방문 소식이 가장 눈에 띄는데요.

양: 그렇습니다. 지난 21일부터 4박5일 동안 김 대표는 서울을 찾았는데요. 일단 그는 지난 23일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났고 "미국은 남북 간 인도적 협력을 지지한다"며 "북한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대북대화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특히 26일까지 진행된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관련해 "순수하게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는 미국 측 입장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직접 그의 목소리로 한번 들어보시죠.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가 전혀 없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은 양국의 안보를 지탱하기 위한 정례적이며 순수하게 방어적 성격의 훈련입니다. 저는 계속해서 북한의 협상 상대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규덕 본부장은 한미 양국은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대화가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특히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를 통한 대북 인도적 지원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성 김 대표는 방한 기간 북한 당국자들을 '친구'라고 호칭하면서 친근감을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왜 그렇게까지 한건가요?

양: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차단하고 현 북핵 관련 교착 상황을 관리하려는 미국 측 입장이 느껴지는 대목인데요. 김 대표는 23일 한국 KBS방송에 출연해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관련해 "북한에 있는 우리의 친구들에게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희망한다는 뜻을 거듭 피력했습니다.

성 김 대북정책특별대표: 저는 북한과 진지한 진전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믿습니다. 조만간 북한 측 협상 상대들과 자리를 같이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김 대표는 북한의 일부 비핵화 조치에 대한 단계적 제재완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범위의 문제들과 관심사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면서 우선 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북한 측은 미국이나 한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보다는 확실한 대북제재 완화를 더 원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양: 맞습니다. 성 김 대표도 확인했지만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성의있는 태도를 보이기 전에, 단순히 대화재개를 위해 대북제재를 먼저 완화할 의도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대북 인도적 지원 정도의 제안으로는 북한을 비핵화 협상장으로 끌어내기 힘들 것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도 24일 저희 방송에 출연해 설사 북한이 한미 양측의 인도적 지원을 수용한다해도 그것이 비핵화 회담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직접 그의 말을 한번 들어보시죠.

고스 국장: 미국은 대북제재를 완화할 생각이 없고 북한은 핵프로그램에서 선제적으로 양보할 생각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미국 민간연구기관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같은날 저희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그간 대북 인도적 지원안을 제안해 왔지만 이는 핵협상 진전과는 별개의 범주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미국이나 한국의 인도적 지원 자체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다면서 북한이 조건없이 언제 어디서든 만나자는 한미 양측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나 징후는 아직까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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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농촌 남성에게 팔려간 북한 여성들. /AP

앵커: 이제 화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최근 특히 북한 여성인권 관련 토론회 등 행사가 많았던 것 같은데요.

양: 그렇습니다. 25일 미국 워싱턴 DC 민간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는 '북한 여성 인권'을 주제로 온라인 화상회의를 개최했는데요. 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중국으로 건너간 탈북자 중 주로 여성들이 중국에서 아무런 보호없이 인권 유린, 즉 강제 결혼이나 인신매매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킹 특사의 말입니다.

킹 전 특사: 중국 정부의 부정적 역할이 북한 여성 인권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은 탈북민들을 대부분 강제로 돌려보내고 있는데 탈북민의 70%는 여성입니다.

킹 전 특사는 거듭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조속히 국무부 내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는데요. 과거 자신이 특사로 재직했을 당시 1년에 한 번씩 중국 당국자들과 만나 탈북 여성 등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논의하면서 관련 상황개선 노력에 힘썼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최근 코로나19, 즉 코로나비루스 사태 때문에도 북한 여성들의 지위가 약화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죠?

양: 그렇습니다. 이날 함께 회의에 참석한 라이프-에릭 이슬리 한국 이화여대 교수는 코로나 19로 인한 국경봉쇄 장기화로 북한 여성들의 경제활동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북한 내 장마당에서 여성들의 경제 활동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는데 2020년 코로나 19 사태 이후 국경지역을 통한 물품 수입이 크게 제한되면서 장마당에서의 활동 등을 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설명입니다. 한국여성정치연구소가 25일 서울에서 개최한 또 다른 토론회에 참석한 탈북자 출신의 현인애 이화여대 초빙교수도 같은 맥락의 지적을 내놨습니다.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현인애 교수: (북한) 여성들의 시장 활동이 타격을 받게 되고 또 사회주의 시장이 강화되게 되면 결국은 국영경제가 강화되다 보니까 여성들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24일 같은 단체가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북한 여성들은 가사노동과 장사 등의 경제활동, 또 정권에 대한 충성노동이라는 3중 부담을 지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양성원 기자 잘 들었습니다.

앵커: 지난 2주간 RFA 한국어서비스에서 다뤘던 주목할 만한 북한 뉴스들을 소개해드리는 'RFA 뉴스분석'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기자 양성원, 에디터 박봉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