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민생 외면하는 삼지연얼음축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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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당국은 음력설인 지난 25일 양강도 삼지연얼음축제 개막행사를 요란하게 진행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당국이 민생은 외면한 채 외화를 탕진해가며 얼음을 수입하고 얼음조각기술자와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백두혈통을 형상하는 얼음축제를 열었다며 비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 삼지연시의 한 주민소식통은 27일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얼음축전이 설명절(25일)에 개막되었다”면서 “이날 행사는 최고존엄이 혁명의 성지로 상징되고 있는 삼지연시를 시찰하고 삼지연극장에서 설맞이공연을 관람한 1호 행사날이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원래 삼지연얼음축전은 다가오는 광명성절(김정일생일2.16)을 맞아 2월 초 개막될 예정이었다”면서 “최고존엄의 신변안전 때문인지 당국은 설명절날 삼지연에서 1호행사와 함께 얼음축전이 개막된다는 사실을 지역 주민들에게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설명절(1월25일) 열흘 전부터 양강도에서는 그나마 하루에 한두 시간 공급해주던 주민용 전기가 갑자기 끊어지고 얼음축전 현장에 남은 전력을 전부 돌렸으며, 숱한 외화를 써가며 수십 톤의 얼음을 중국에서 수입하였다”면서 “설명절 전부터 대형 우상화선전물을 얼음조각으로 제작하기 위해 조각 기술자와 주민들을 주야로 내몰더니 1호 행사 하는 날 얼음축전을 앞당겨 개막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주민들을 고생시켜 완성한 삼지연얼음축전은 지금도 주민에게 돌아갈 전기를 가져다가 호화로운 조명으로 장식되고 있다”면서 “강추위 속에서 주민들은 백두혈통을 형상한 얼음조각작품들이 훼손되지 않도록 밤새 보초를 서는 등 고생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같은 날 양강도의 또 다른 주민 소식통은 “최고수뇌부가 설명절 첫날을 평양에서 쇠지 않고 백두산이 자리잡은 양강도 삼지연 일대를 시찰한 것은 우리나라의 현 정세가 그만큼 복잡하고 긴장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최고존엄이 삼지연극장에서 고모인 김경희와 설맞이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이 텔레비죤으로 방영되자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반혁명분자로 처형된 장성택의 아내인 김경희가 살아있는 것도 놀랍지만, 최고존엄과 나란히 앉아 공연을 본 것은 불안한 정세 속에서 백두혈통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시도가 아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올해 개막된 삼지연얼음축전은 작년에 비해 백두산에서 휘날리는 붉은기를 형상화하고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우상화하는 얼음작품들이 유난히 많다”면서 “백두혈통의 우상화를 통해 김일성사회주의 수호 사상을 주입하려는 의도지만 주민들은 외화를 물쓰듯 써가며 민생을 외면하고 호화롭게 개최되는 삼지연얼음축전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