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디지털 사진과 그림 등 북한 관련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 4,100여점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대체불가토큰 거래시장인 '오픈씨'(OpenSea)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9일 대체불가토큰의 온라인 거래시장인 ‘오픈씨’에서 북한 관련 사진과 그림 등을 검색한 결과, 최소 4,100점 이상의 작품이 자세한 설명과 함께 등록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픈씨’에서 가장 많이 등록된 북한 관련 작품은 김정은 총비서와 관련된 것으로 영문 이름 (Kim Jong Un과 Kim Jong-Un 2,271점, Kim Jung Un 76점)을 입력하면 2,347점, 한글로 ‘김정은’을 입력하면 10점이 나오는 등 최소 2,357점의 작품이 등록돼 있습니다.
북한의 경우에는 영문으로 ‘North Korea’(1,488점)와 ‘DPRK’(83점)를 입력하면 1,571점이, 한글로 ‘북한’을 입력하면9점의 대체불가토큰이 등록됐다고 나옵니다.
이외에도 김일성 주석의 경우 영문 이름(Kim ll-Sung)으로만 94개의 대체불가토큰이 등록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글 이름으로 10점과 영문 이름(Kim Jung Il, Kim Jong Il)으로 64점 등 최소74점의 작품이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설립된 ‘오픈씨’는 전 세계에서 가장 거래량이 많은 대체불가토큰 온라인 거래 시장입니다.
대체불가토큰이란 블록체인 기술로 사진이나 영상, 그림 등의 디지털 콘텐츠에 소유권을 기록하는 암호화 자산입니다.
특히 대체불가토큰은 복제가 어려워 희소성을 보장할 수 있고, 위조품이 나올 위험이 낮기 때문에 일부 작품의 경우 엄청나게 높은 가격으로도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아티스트 팍(Pak)의 대체불가토큰 ‘머지’(The Merge)가 역대 최고가인 9,180만 달러에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현재 ‘오픈씨’에 등록된 북한 관련 작품들은 김정은 총비서의 사진부터 북한 체제 선전물, 평양 시내 사진과 엽서, 우표, 지폐 등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이 중 가장 고가는 “김일성의 장손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의 1992년 1월 작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판매되고 있는 모란봉 을밀대 그림으로,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701개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19일 오전 현재 이더리움 1개당 1,563달러의 시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작품은 미화로 109만 달러에 달합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경우 한 그의 합성사진이 이더리움 100개, 즉 미화 약 15만6천 달러에 판매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북한 관련 대체불가토큰은 단순한 흥미나 풍자 등의 목적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북한 정권이 외화벌이 목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인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제이슨 바틀렛 연구원은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당국이 대북제재를 회피하고 자금을 확보할 목적으로 NFT를 사고파는 사례는 있지만,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북한 관련 NFT가 모두 북한 당국이 만든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바틀렛 연구원은 북한의 개인이나 단체가 북한 정권의 불법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어떠한 시도나, 제3의 개인 혹은 단체가 그러한 활동을 도울 경우에는 유엔 대북제재 위반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ny attempt by a North Korean individual or entity to illicitly generate currency for Pyongyang's illicit activity, or any third-party individual or entity that seeks to help a North Korean individual or entity do so, can be considered a violation of UN sanctions.)
또 바틀렛 연구원은 “NFT시장을 포함한 민간 부문은 잠재적인 대북제재 회피 위험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그것(대북제재 회피)이 촉진되는 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The private sector, including the NFT market, needs to be aware of the potential sanctions evasions risk and should be held accountable for its facilitation just like any other business actor within the trade and commercial industry.)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대체불가토큰 판매액은 전년 대비 무려 252배 늘어난 249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관련 시장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