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일부 당·군 소속 무역회사들에 석탄수출을 재개하도록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서해상에서 중국 선박을 이용해 석탄을 중국 항구까지 운송해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무역기관에 종사하는 간부 소식통은 27일 “이달 중순부터 석탄수출을 일부 재개해 외화벌이를 추진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내려와 당과 군 소속 무역회사 중 일부 무역회사들이 석탄수출을 재개하였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으로 수출되는 석탄은 남포항에서 출발해 서해바다를 통해 선박으로 운송된다”면서 “(북한)무역회사 선박에 상선(선적)된 석탄은 서해바다 공해상에서 중국 측 선박에 환적하는 방식으로 수출하는 게 보편적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당과 군 소속 무역회사 중에서도 일부 힘있는 당 소속 무역회사는 중국 대방의 선박을 직접 남포항구까지 들어오게 해서 석탄을 상선하고 중국항구(산동성)까지 직송해준 다음 그 자리에서 위안화 현금으로 수출대금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석탄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는 무역은행에 입금되지 않고 전부 당에서 직접 회수해 당자금으로 사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무역 간부 소식통은 “요즘 용천군 진흥부두에는 중앙으로부터 석탄수출 재개 허가를 받은 군부 무역회사들이 해상을 통해 석탄수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진흥부두에서 석탄을 상선한 선박은 대부분 중국 동강항구로 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군 소속 무역회사 중에서도 힘이 있는 무역회사는 중국대방의 대형 선박을 빌려 한번에 수백 톤에서 수천 톤까지 석탄을 수출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중국으로 수출되는 북한 석탄은 6500칼로리 이상의 품질 좋은 무연탄으로 중국 대방에 넘기는 가격은 1톤 당 100~110달러로 알려졌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군부 회사들은 석탄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를 국경경비대 경비정과 군함에 필요한 연료와 군부대 군인들의 식량을 확보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인한 국경 봉쇄 이후에도 서해상을 통한 수출입 무역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4월 25일 중국 랴오닝성 단동시에서 코로나가 크게 확산되자 랴오닝 성 당국이 북한과 마주한 단동시와 해상에 대한 봉쇄조치를 강화하면서 해상무역이 전면 중단되었습니다.
심각한 외화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당과 군부의 일부 무역회사들에 석탄수출을 재개하도록 허용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지만, 이 같은 무역거래가 중국정부와 합의하에 진행되는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용천에서 동강으로 가는 배는 그리 크지 않고 거리가 멀지 않아 하루에 두번 정도 운항이 가능하지만 남포항에서 산동성 항구까지는 보통 하루 정도 시간이 소요돼 며칠에 한번 씩 석탄을 싣고 비교적 큰 화물선이 운항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산 석탄은 지난 2017년 8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1호에 따라 현재까지도 금수품목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북한의 불법 석탄수출 소식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 국무부는 27일, 유엔의 대북제재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이행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이웃 나라들을 비롯한 다른 유엔 회원국들도 제재를 이행할 것을 장려한다고 밝혔습니다. (United Nations sanctions on the DPRK remain in place. We will continue to implement them and encourage others to fully implement them, including at the United Nations and with the DPRK’s neighbors.)
그러면서 북한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제재 회피 노력을 통해 지속적으로 그들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관련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DPRK continues to fund its WMD and ballistic missile programs through sanctions evasion efforts in violation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국무부는 이어 국제사회는, 북한이 반드시 도발을 멈추고,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하고, 지속가능하고 집중적인 대미 협상에 임해야만 한다는 강력하고 단합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It is important for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send a strong, unified message that the DPRK must halt provocations, abide by its obligations under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and engage in sustained and intensive negotiations with the United States.)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