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수출 재개 북 선박들, 중 항구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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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대북제재로 수출이 금지된 석탄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들이 중국 항구에 드나들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최근 일부 당∙군 소속 무역회사들에 석탄수출을 재개하도록 지시한 가운데, 석탄을 실은 것으로 보이는 북한 선박들의 중국 항구 입∙출항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선박의 실시간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쉽아틀라스’(ShipAtlas) 지도를 확인해 본 결과, 석탄 등을 실은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박들이 중국을 오가는 것이 포착됐습니다.

먼저 ‘은봉1’(UN BONG1) 호라는 이름의 북한 선박은 지난 20일 북한의 최대 석탄 항구인 남포항을 출발해 중국 라이저우만항(Laizhou Pt)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지난 1992년 건조된 은봉1호는 석탄 등 포장하지 않은 화물을 취급하는 ‘벌크화물선’(Dry Bulk)으로,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중량 즉 하기재화중량은 5천400톤인 소형 화물선입니다.

아울러 또 다른 북한의 벌크화물선인 ‘코스모스2’(COSMOS2) 호와‘무포’(MU PHO) 호가 지난 25일 각각톈진항(Tianjin Pt)과룽커우항에서, ‘태동문’(TAEDONGMUN) 호는 17일 펑라이항(Penglai Pt)에서, 이모닝(E, MORING)호와 ‘태양’(TAE YANG)호는각각 18일과 22일 다롄항(Dalian Pt) 등 중국 항구들에서 남포항으로 이동 중인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룽커우항에서 출발한 북한 벌크화물선 ‘태평’(TAE PHYONG) 호는 지난 17일 남포항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국제해사기구번호(IMO)가 8306929인 태양호는 2019년 미국이 지목한 북한 석탄 운반 선박 중 하나입니다.

당시 미 국무부와 재무부, 해양경비대는 합동으로 북한의 불법 해운 활동에 대한 주의보를 발표하고 태양호를 비롯해 북한산 석탄을 수출했다고 믿어지는 선박 명단 48척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들 북한 선박들은 모두 자동식별장치(AIS)를 꺼둔 채 운행을 하고 있어 실시간 위치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북 소식통 등에 따르면 석탄을 실은 북한 선박들은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AIS 신호를 꺼 자신의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 먼 공해 상으로 나가서 중국 측 선박에 불법 환적하는 방식으로 석탄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포항에서는 중국 선박인 ‘순창78’(SHUN CHANG 78) 호와 ‘장선푸 6988’(Jiang Shen Fu 6988) 호가 지난 15일과 18일 모습을 드러낸 뒤 사라졌습니다.

대북 소식통은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힘이 있는 북한 무역회사는 중국 대방의 대형 선박을 빌려 한번에 수백 톤에서 수천 톤까지 석탄을 수출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본격화 된 2020년 중순부터 다른 나라 깃발을 단 선박의 입항을 엄격히 통제해 왔기 때문에, 이번에 포착된 중국 선박 2척이 실제 석탄을 선적하기 위해 북한 남포항을 찾은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일고 있습니다.

북한의 석탄 수출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위반입니다.

안보리는2017년7월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 14호를 시험발사하자, 그해 8월5일 대북제재 2371호를 결의하고, 회원국에 북한의 석탄 수입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북한 석탄의 불법 거래가 만연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 유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은 올해 연례보고서에서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북한이 64차례에 걸쳐 55만2천400톤에 달하는 석탄을 중국 근해와 항구로 운송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은 27일 북한 정권이 외화벌이 목적으로 석탄수출을 재개하라는 지시를 내려 이달 중순부터 일부 무역회사들이 석탄수출을 재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