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이산상봉 1진 온정각서 작별; 2진 행사 8일-10일 열려

제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여한 남북의 이산가족들은 7일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에서 작별행사를 가졌습니다. 이산가족들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사흘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다시 기약할 수 없는 작별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세한 소식 장명화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family_reunion-200.jpg
한 북한 할아버지가 금강산 온정각에서의 가족 상봉후 버스안에서 작별을 나누고 있다. - AFP PHOTO/POOL REPUBLIC OF KOREA OUT

제 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1진 상봉이 7일로 끝났죠? 행사소식 전해주시죠?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이번 일진 상봉행사에는 441명의 남측가족이 북측의 가족 100명을 상봉했습니다. 사흘간의 행사기간동안에 남북 이산가족들은 단체와 개별상봉, 삼일포 공동참관, 작별 상봉 등 모두 네 차례, 그리고 공동오찬과 만찬을 일회씩 가졌습니다.

사실 말이 사흘간이지 이들이 실제 만난 시간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남한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의 허정구대리가 지난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내용을 들어보시죠.

허정구 대리: 2박3일 동안 총 6번의 남북 간 같이 만날 수 있는 횟수가 있고요, 남북이 만나는 시간은 한 11시간정도 됩니다.

실제로 일부 남측 이산가족들은 공식 상봉장에서 하고 싶은 말을 나누지 못한 채 정치적인 이야기만 들어야 했다면서, “진짜 만나게 해주려면 이산가족끼리 있게 해주어야한다”고 지적했다고 이 행사에 동행한 남한 공동취재단이 전했습니다.

또 북측 형을 만났다는 남측 동생들은 행사장에서 음식을 먹여주는데 형이 눈치를 보다가 끝내 먹지 않았다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50년 이상을 기다려온 만남을 마치고 남측 상봉단 441명이 7일 남한으로 돌아왔는데요, 작별행사의 이모저모를 전해주시죠?

남북 이산가족들은 7일 오전에 금강산에서 마지막 상봉행사를 가졌는데요, 남한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상봉장은 마지막 혈육의 정을 확인하려는 몸짓으로 애절함이 가득했다고 전했습니다. 하나밖에 남지 않은 언니를 두고 떠나는 북측 동생 최영순 씨의 말입니다.

최영순: 통일이 되면 다시 만나자.. 난 통일을 보지 않고 눈을 감지 않아...우리 집에 나 혼자 남았어...

특히 작별상봉이 끝나기 5분전부터 마지막으로 기념촬영을 하려는 가족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이별을 앞두고 오열하는 가족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또 남측가족들은 북측 가족이 탄 버스까지 다가가 차창 밖으로 내민 손을 잡으며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올해 72세의 북측 김한태 씨는 누나와 동생들이 통곡하자 “울지 말고 웃으며 헤어지자. 통일이 멀지 않았다”면서 작별인사를 건넸지만 정작 자신은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또 올해 83세인 남한의 이석노미 할머니는 북녘으로 향하는 남편 박로욱씨가 탄 버스가 떠난 뒤 “마음만 심란하게 만들어 놓고 떠난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할머니는 남편이 돌아올 것이라 믿고 이사 한번 하지 않았지만 어느 날 점쟁이가 남편이 물에 빠져 죽었다고 말한 뒤, 20년 전부터 제사를 지내왔다고 합니다.

이번 일진 상봉단에 이어 이진 상봉단이 조만간 금강산으로 가지요?

그렇습니다. 이번 12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사흘씩 일진과 이진으로 나눠져 이루어지는데요, 2진 상봉은 8일부터 10일까지 실시됩니다.

2진 상봉행사에는 북에 있는 딸 4명중 3명과 조카 등을 만나는 올해 101세의 배동욱 할아버지를 포함해서 남측 99명과 동반가족 45명 등이 북측 가족 250여명을 만나게 됩니다. 남측 참가자 가운데 1명은 북측 가족이 나오지 못하게 돼 이번행사에서 제외됐습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남한이나 북한이나 이산가족 생사확인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상봉행사 추진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남한 통일부는 최근 상봉행사를 할 때마다 200명의 생사를 확인하는데, 전산망, 경찰력을 다 빌려도 140명에서 170명을 넘기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측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이번에 남한정부는 200명의 생사를 확인해달라고 의뢰했는데, 북측에서 겨우 103가족만 살아있다고 통보가 왔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남한정부는 내년 상반기에 이산가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광복이후 현재까지 이산가족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아 관련 기관별 추정치에만 의존한 결과, 이산가족 정책을 위한 기초자료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는 게 남한 통일부의 설명입니다.

장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