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양희정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유엔 대북 제재 면제 승인으로 순조롭게 진행된 남북한 철도·도로 연결사업 착공식 소식 등과 함께 노동신문 기사를 살펴보겠습니다.
26일 북한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한 관리와 이산가족 5명, 중국·러시아·몽골 철도 관계자 등 해외인사 8명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한 철도·도로 연결과 현대화 사업을 위한 착공식이 개최됐습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전날 착공식에 필요한 물자 반출을 위해 대북 제재 면제를 승인했는데요.
한국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의 말입니다.
김현미 한국 국토교통부 장관: 서울에서 개성으로 오는 철길이 활짝 열렸습니다. 70년 가까이 굳게 닫혀 있던 문을 열고…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 동북아시아와 유라시아 지역, 나아가서 전 세계 평화애호 인민들의 공동 번영을 적극 추동하게 될…
그러나, 김 장관은 착공식에 앞서 "실제 공사 전까지 할 일이 굉장히 많아, 아무리 빨라도 1~2년 이내에 공사를 시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착공식 이후에도 정밀조사와 설계 과정이 필요하고, 실제 공사는 향후 북한의 비핵화 협상과 대북제재 상황에 따라서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북한의 한 고위 간부가 비핵화 협상에 대한 북한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최근 만난 평양시의 한 고위 간부가 미국과 남한의 무조건적인 북한 비핵화 요구에 지난 1년 동안 참을 만큼 참아 왔지만, 미국은 지금까지 아무것도 내놓은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지난 2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는데요. 이 간부는 비핵화를 구실로 대북 제재가 계속되면 북한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며 북한이 핵개발을 계속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0일자 2면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미국·한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새로운 관계진전'을 주도했다고 높이 평가해 온 선전기조와 정면배치되는 내용을 실어 주목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계급교양은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중요한 사업'이라는 논설인데요. 지난 20여 년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분석해 온 한국의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이 논설이 '제국주의자들의 대북 제재'로 인한 사회주의 투쟁 정신을 북돋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현웅: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오늘, 계급적 원수들에 대한 적개심으로 심장을 불태우는 인민의 자력갱생 정신과 견인불발의 투쟁은 눈부신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며 주민들의 반제국주의 투쟁을 다그쳤습니다.
이러한 노동신문의 논설은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북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나 선전과는 거리가 멀다는 설명입니다.
다음은 북한 내부 소식인데요. 지방정부들이 개인 돈주들에게 쌀 도매 유통망을 독점하도록 허용하고 여기서 생기는 식량판매 수익금을 챙기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의 한 소식통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신의주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식량이 모두 시 인민위원회 상업부 소속 식량판매소에서 도매가격으로 넘어온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식량판매소는 원래 협동농장이나 개인 농민이 수매한 양곡을 장마당 가격으로 팔아서 그 수익금을 국가에 바치도록 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이들 식량판매소가 자금이 부족해 양곡을 사들이지 못하게 되면서, 신의주의 시 인민위원회가 개인 돈주를 식량판매소 책임자로 발령해 돈주들에게 식량 장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하고 있는데요. 식량판매소들이 무역회사가 밀수로 수입하는 중국 쌀이나 협동농장에서 비법으로 판매하는 쌀 등 가리지 않고 수 십 톤씩 사들여 장마당에 내다 팔기 때문에 장마당 식량가격 교란으로 장마당 쌀 소매상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또한 평안북도 용천군의 한 주민 소식통도 장마당의 무분별한 식량 가격을 국가가 적정선에서 통제하기 위해 2000년대 설치된 식량판매소가 최근에는 돈주들이 식량판매소에 투자하고 책임자로 임명된 후 24시간 쌀 장사를 해서 수익금을 챙기고 일부는 나라에 바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북한에서 자본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지만, 오히려 자금을 가진 돈주들이 더 배불리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북한이 중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대북 투자 의향을 밝힌 중국 기업들이 유엔 대북 제재 등 국제정세를 관망하면서 본격적 투자를 망설이자 북한이 이들 중국 기업들에게 투자금 일부를 먼저 예치할 것을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현지 소식통은 최근 북한 대방회사 관계자가 중국 변경 도시의 한 기업인을 찾아가 유엔 제재 때문에 본격적 투자시점을 미루고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중국 측에서도 북한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면서 투자금 일부 예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투자금의 10퍼센트를 예치하면 1년, 20퍼센트를 예치하면 2년 이런 식으로 본격적 투자 이전에 사업권을 보장해 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국 기업 대부분은 이 같은 요구가 부당하다며 투자금 예치를 거부하고 있지만 매력 있는 사업 투자 요청을 받은 일부 중국 기업들은 고민하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단둥의 한 대북 무역 소식통은 북한이 중국 기업을 압박해 투자 약속을 받아내려는 의도보다는 외화사정이 절박한 상황에서 어떻게든 중국 기업들로부터 외화를 받아내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RFA 뉴스초점,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양희정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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