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집중 조명해 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 입니다.
11년 만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 이번 시간에는, 한반도 평화정착의 초석이 마련될 지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남북 정상회담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먼저 남북 정상회담 전체 일정을 살펴 보겠습니다. 27일 오전 9시30분, 차량으로 이동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 땅을 밟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뒤 김 위원장은 곧이어 의장대 사열을 합니다. 그리고 한국 측 평화의 집으로 이동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오전 10시30분에 본격적인 정상회담을 하게 됩니다. 회담이 끝나고 난 뒤 오후에 기념식수를 합니다. 임종석 한국 대통령 비서실장입니다.
임종석 비서실장: 양 정상은 65년 동안 대결과 분단의 상징이던 군사분계선 위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함께 심게 됩니다. 기념 식수목은 우리 민족이 가장 좋아하는 소나무로 정했습니다. 이 식수목은 정전협정이 체결된 1953년생 소나무입니다. 소나무 식수에는 한라산과 백두산의 흙을 함께 섞어 사용하고 식수 후에 김정은 위원장은 한강수를, 문재인 대통령은 대동강물을 주게 됩니다.
나무를 심은 다음 두 정상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합의문 서명과 발표의 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오후 6시30분 한국 측에서 준비한 환영만찬을 가진 뒤 김 위원장은 북한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임종석 한국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 조건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임 위원장은 그러나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전망하기 어렵다며 비핵화 문제에 대한 최종 합의는 정상 간의 몫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종석 비서실장입니다.
임종석 비서실장: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는 것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저는 비핵화 관련해서 이번 회담이 굉장히 성공적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성공한다면 북미회담으로 이어지는 길잡이 역할로서 아주 훌륭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남북 정상회담의 북측 공식 수행원 명단도 발표됐습니다. 외교와 국방, 남북관계를 책임지는 핵심 인사들이 모두 포함됐습니다. 먼저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배석합니다. 북한은 여기에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비핵화와 평화정착, 그리고 남북관계를 책임지는 수뇌급 인사들을 총망라했습니다. 북한의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리수용 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합니다. 인민무력상과 총참모장 등 북한 군 수뇌부 핵심인사 2명도 포함됐습니다. 여기에 대남관계를 총괄하고 있는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남북 고위급회담 단장이었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도 자리를 함께 합니다. 북한의 외교 군사 핵심인사들이 모두 포함된 데 대해 한국 청와대는 당초 예상하지 못했다며 북한이 비핵화와 향후 미북회담, 그리고 국제협력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 당국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회담이 열리기 직전까지도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6일 중국 단둥에 도착한 신의주의 한 주민 소식통은 "남북정상회담이 27일 판문점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을 대부분의 주민들은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설사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현재 비사그루빠 검열이 한창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조심하느라 입도 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국을 다녀온 사람들이나 한국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몰래 듣는 사람들은 분명히 소식을 알고 있을텐데 입을 꼭 다물고 있다"면서 "자칫 이를 발설했다가 보위당국에 적발되는 날에는 엄한 처벌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전해들은 일부 북한주민들은 이번 회담이 인민생활 향상과 통일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당국에서 침묵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면서도 "탈북 가족을 둔 사람들이나 무역부문 간부들은 이번 회담이 잘 성사되면 가족들과 다시 상봉할 수 있고 경제발전과 함께 인민생활 향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이 실시간으로 온라인 생중계 됨에 따라 해외에서도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려는 모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지역에 있는 한인들은 워싱턴 한인단체 주최로 남북 정상회담 때에 맞춰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에 있는 한인 식당에 모여 생방송 시청 모임을 갖습니다. 미 서부에서도 한인들의 관심은 뜨겁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만난 로스앤젤레스 거주 한인 문연준 씨는 남북한 지도자가 역사적인 순간이라는 사명감을 잊지 말고 좋은 결실을 맺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문연준 씨: 8천만 민족의 행복과 번영을 위해서 역사에 길이 남을 큰 일을 하고 있다는 명예 의식을 가지고 이번 회담이 좋은 결실을 맺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 내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재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공식적인 의사 표명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RFA 뉴스초점,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