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집중 조명해 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 입니다.
남북한 양국 군 당국이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시설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1일, "한국 군이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철거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습니다. '판문점 선언' 후속 조치입니다. 그리고 북한 군도 이날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을 철거하는 동향이 포착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입니다.
최현수 대변인: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은 오후 2시부터 시작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 취재진에도 공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군은 지난 달 23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곧이어 북한도 대남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습니다. 확성기 방송은 한국이 먼저 중단했지만, 확성기 철거는 북한이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남북 군 당국은 이달 안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열 계획입니다. 이때 군사분계선 일대를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논의가 벌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 당국이 이렇게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안, 내부에서는 주민 단속에 여념이 없습니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북한당국이 간부들과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는 겁니다. 북한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주민들에 대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됐다"면서 "각 조직 별로 '적들의 사상문화적침투 책동을 짓뭉개버리자!'라는 제목의 강연회와 정치사상교양사업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컴퓨터와 손전화기 등 전자매체 검열이 강화됐습니다. 자본주의 생활양식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남북간 화해분위기를 조성해 놓은 상황에서 단속이 웬말이냐는 겁니다. 남북한 두 나라 사이에는 따뜻한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 사이에서는 찬바람만 불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5월 중 핵 실험장 폐쇄 과정을 국제사회에 공개할 의사를 밝힌 것은 '완전한 비핵화'의 중요한 첫 걸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북한은 최근, 5월 중 공개적으로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등의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해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조치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IAEA, 즉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차장을 지낸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의 올리 하이노넨 선임고문도 이날 북한 측의 발표가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뢰 구축을 위한 '바람직한 진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비핵화' 정의에 대한 미북 간 합의가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단순한 관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핵 실험장의 폐쇄를 확인하고 검증하기 위해 방북하려면 법적인 틀이 필요할 것입니다. 미국과 북한, 그리고 한국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역할과 권리·의무가 무엇인지 먼저 합의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거친 후에야 사찰단이 북한에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아직 상당한 양의 무기급 핵물질이 북한의 지하 핵실험 장에 남아 있기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과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에선 구체적인 북한 내 핵시설 공개와 핵폐기 검증 절차가 논의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국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지난 30일 워싱턴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시작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북한이 실제 행동으로 보여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연구원: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과 미사일 시험 중단, 핵실험장 폐쇄 등 예전과 다른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은 김정은이 말 그대로 완전한 비핵화를 실천할 것인가 입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정현 한국석좌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에 대한 정의와 이행단계를 정할 수 있는 결정권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박정현 석좌: 김정은이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결정권자가 되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 회담에서는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 단계의) 우선순위와 시간의 배열을 논의해야 합니다.
RFA 뉴스초점, 지금까지 진행에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