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집중 조명해 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 입니다.
북한의 전직 고위관리가 미북 정상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이 현재의 핵은 보유한 채 과거와 미래의 핵을 포기하는 수준의 '현상유지 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당국이 미북 정상회담을 국내 선전용으로 크게 활용할 것으로 내다 봤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 김 위원장은 '나는 핵을 만든 핵보유국의 지도자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문제는 북한과 또 다른 핵보유국인 미국 사이에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핵을 가지고 있지 않은 한국 지도자와 비핵화 문제를 논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고 생각할 겁니다. 김 위원장은 미북 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자체를 외교적 승리로 간주할 겁니다.
이와 함께 태 전 공사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을 받아들일지에 대해서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주장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 북한이 일관되게 노리고 있는 건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째, 한반도에서 미국의 핵무기를 철수시키는 겁니다. 둘째, 미국이 한반도와 그 주변에 핵무기와 전략자산을 전개하거나 반입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겁니다. 세번째는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핵불사용 선언'을 미국에 요구해 이를 관철시키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까요?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얼마 전 미국의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핵을 먼저 포기하고 나중에 보상을 받는 리비아식 해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비핵화를 검증하는 절차의 복잡성과 오랜 시간 때문에 북한 비핵화 협상에 리비아식 해법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코리 힌더스타인 전 미 에너지부 핵안보비확산정책 담당 선임조정관은 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경우 핵무기를 비롯해 우라늄, 플루토늄 등 핵물질과 연구 및 생산시설 등을 포괄적으로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리비아 핵 문제와는 접근방식이 달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힌더스타인 전 조정관은 북한의 핵물질과 그 생산 및 연구시설에 대한 검증은 가능할지 몰라도 북한 핵무기 해체에 대한 검증은 어려울 거라고 평가했습니다.
힌더스타인 조정관: 미국 국무부가 주도하는 핵위협 구상에 참가한 25개국이 지난2년 동안 노력한 결과 한 개의 핵무기를 해체하고 검증하는 데 14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이 간단하지 않은데 북한이 얼마나 협조할지 모릅니다.
결국, 검증 시작 때부터 모든 검증과정을 시간대별로 세밀하게 준비해야 하며, 만일 북한이 비협조적이면 처음에 합의한 협정문을 보여주며 준수하라고 하고, 그래도 계속 비협조적이면 국제사회가 연합해 대응하는 식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북한의 노동신문 기사를 살펴 보겠습니다. 4월 28일자 노동신문 3면에 '조선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이란 기사가 실렸습니다. 지난 4월 27일에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 전문을 실은 건데요. 한국의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이처럼 판문점 선언을 정상회담 다음 날 즉각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지만, 그 동안 북한이 보여준 대남 유화 몸짓은 국제사회의 제재로 인해 몰릴 때로 몰린 위기상황을 극복해 보려는 목적에서 비롯되었고 이번 역시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미북 정상회담의 전제가 북한이 아닌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내포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현웅 연구위원입니다.
이현웅 위원: 북한 핵 문제는 지난 30여 년 가까이 지속된 난제이지만 한 때는 구체적인 비핵화 방법들까지 합의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행과정에서 북한의 잦은 거부로 무산되었습니다. 이런 과거의 북한 행태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판문점 선언' 역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번 '판문점 선언'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모호한 표현으로 제시된 북한 비핵화 부분'이 미북 정상회담과 향후 각종 남북회담 과정에서 선명하고 투명하게 설명되고 북한의 철저한 이행이 뒤따라야 할 것이란 지적입니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 노동신문이 많이 변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일상적으로 한국과 미국을 겨냥했던 비난이 눈에 띄게 줄고, 대신 국제뉴스가 채워지고 있습니다.
RFA 뉴스초점, 지금까지 진행에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