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집중 조명해 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 입니다.
얼마 전 있었던 남북 정상회담과 거기서 채택된 '판문점 선언'에 대해 북한 주민 여러분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북한의 일부 고위 간부들은 남북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의 소식통에 따르면, 지도자, 그러니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목숨과도 같은 핵을 완전히 포기할 리가 만무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언론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마치 한반도에 통일의 문이 활짝 열린 것처럼 요란하게 선전하고 있지만, 일부 고위 간부들은 노골적으로 하급 간부들에게 판문점선언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다른 소식통은 "판문점선언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했지만 김 위원장이 말하는 핵 포기와 국제사회가 주장하는 완전한 핵 포기와는 거리가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핵 포기와 인권문제를 절대 같이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판문점선언도 무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북한 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한편, 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비핵화된 한반도의 미래'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 의원은 북한의 비핵화는 무력보다는 대화를 통한 외교적 접근으로만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키 의원: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 문제에) 외교적인 해결책만 있을 뿐이지 군사적인 해결책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조건을 달지 않은 직접적인 대화와 경제적 제재만이 먼저 핵시설을 동결시키고 결국 폐기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마키 의원은 미북이 서로 생각하는 비핵화의 의미와 시점에 대한 합의를 이루기 전까지 구체적인 북한 비핵화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널리 알리기 위한 북한자유주간 행사가 5일 한국에서 마무리됐습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행사 기간 동안 페트병에 쌀과 USB, 즉 이동식 저장장치를 넣어 북한으로 보냈습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풍선에 라면을 넣어서 보냈는데, 풍선을 터뜨려서 그 안의 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 자유를 위해 활동하다 숨진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도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진리가 그들을 자유케 하리라'인데 이는 '진리를 퍼뜨리는 사람 본인이 누리게 되는 스스로의 자유'와 '진리를 전달하는 사람들에 의해 북한 주민들이 진리를 알게 되는 자유'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도 공개했습니다. 김성민 북한자유주간 준비위원장입니다.
김성민 위원장: 북한은 핵무기를 모두 숨겨놓고 핵무기를 다 없앴다고 말할 수 있거든요. 또 핵기술이 있는데 기술까지 통째로 없앨 수 없잖아요. 그래서 미북 정상회담 때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따져 봐야 한다고 트럼프 대통령께 청원했습니다. 사실 북한의 핵을 없애려면 북한 사회가 민주화가 돼야 하고 북한 사회가 민주화가 되려면 인권 문제가 반드시 얘기돼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 인권 문제의 가장 핵심은 정치범수용소 해체입니다.
김성민 위원장은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선 북한 주민의 인권문제가 다뤄지지 않아 탈북자와 인권단체들의 실망감이 무척 크다며, 한국 정부는 자제를 요청했지만, 북한 인권 및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북한에 전단지를 날려보내는 등 외부소식을 북한으로 보내는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성민 위원장: 북한은 체제 변화가 없는 한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은 체제 변화를 시도할 리가 없습니다. 이럴 때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해주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런가 하면,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이행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남북간 경협, 그러니까 경제협력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습니다. 여전히 최고 수준의 대북 제재가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 주도로 경제 협력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북한경제연구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 경제에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데 대북 제재가 풀리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야 하는 비핵화가 끝나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북한 경제 전문가인 김중호 미국 조지워싱턴대 객원 연구원 역시 비핵화가 오랜 시간 단계적으로 이행될 것이기 때문에 당장 경협을 재개하기보다는 그 사이에 북한 경제 개발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북한과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중호 연구원입니다.
김중호 연구원: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 미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청사진)이 마련되고, 그것이 1년 혹은 3~4년 간에 구체적으로 현실화, 추진된다고 가정하면 그것을 대비해서 경협 프로젝트들을 미리 준비하고 북한과 협의를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RFA 뉴스초점,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