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자세히 살펴보고 짚어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북한 당국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시키겠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12일, 핵실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파시키고 입구를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고 난 뒤 핵실험장 주변에 있는 모든 관측 설비와 연구소, 그리고 경비대 구조물 등을 하나 둘씩 철거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핵실험장 폐기의 투명성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 미국, 영국,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현장을 취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중국 베이징에서 원산까지의 영공을 개방하고, 원산에는 국제기자단을 위한 숙소와 취재공간을 설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는 특별열차를 운영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선언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비핵화의 시작으로 규정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이며,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상당한 성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석방에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 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선언 소식에 대해 12일 인터넷 사회연결망 트위터를 통해 "고맙다"며 "이는 매우 현명하고 정중한 행동"이라고 환영했습니다. 한편,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들은 북한과의 핵 협상 전략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를 내놨습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3일 미국 ABC방송에 나와 핵무기를 미국으로 반출시키고 탄도미사일과 생화학무기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볼턴 보좌관: (비핵화) 결정을 이행한다는 것은 모든 핵무기를 폐기하고, 이를 테네시주 오크리지로 가져오는 것을 말합니다. 이는 (핵무기의 원료인) 농축 우라늄과 플루토늄까지 제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볼턴 보좌관은 또, 북한은 모든 핵시설을 공개하고, 국제원자력기구와 같은 국제기구로부터 사찰을 받아야 하며, "완전한 비핵화가 이행되기 전까지는 기존의 대북압박 정책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같은 날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따를 경우 미국 업체의 기술 지원이나 민간 투자까지 가능하다는 유인책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실제 비핵화를 이행하면 민간 자본 차원에서 대북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 북한은 민간 투자를 받게 될 것입니다. 지금 북한은 전기 등 에너지 지원을 크게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농업 기술과 장비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인데 우리가 북한에 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세계를 위협하는 핵무기를 포기한다면 북한이 크게 번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음 달 12일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어느 정도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한국 아산정책연구원의 최강 부원장은, 선언적 수준이 될 수 있지만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의미하는 CVID가 합의문에 명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습니다.
최강 부원장: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행동을 취하고 국제사회의 조치를 수용하라는 수준의 요구를 할 겁니다.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CVID'란 용어 자체에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부분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에 이 단어가 합의문에 들어가는지 여부가 성패의 기준이 될 겁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는 14일 "(미북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충분한 비핵화, 그러니까 핵 위협을 감소시키는 핵 군축으로 갈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 본다"고 주장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또 "미북 정상회담에서 '진정한 핵 폐기'에 기초한 합의가 나오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미간 공조체제 유지입니다. 미국 백악관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지난 11일 한국 정부가 미국의 동반자로서 미북 협상의 전 과정에 참여하며 서로 협조할 거라고 밝혔습니다.
샌더스 대변인: 한국은 확실히 미북 협상의 전 과정에서 있어 미국과 파트너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한국과 발맞춰 갈 것입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기대하는 최상의 결과에 대해서는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미북 양국의 동의라며, 그날 일어날 일에 대해 미리 짐작하고 싶지는 않다고 샌더스 대변인은 답했습니다.
RFA 뉴스초점,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