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자세히 살펴보고 짚어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북한이 16일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이어, 다음 달 열릴 미북 정상회담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16일, 북한 측에만 일방적으로 핵포기를 강요한다면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제1부상은 이날 발표한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같은 날 오전 북한 언론은 "한국에서 무분별한 북침전쟁 소동과 대결 난동이 벌어지는 험악한 정세 하에서 16일로 예정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중지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1일부터 진행돼 온 '맥스 선더'라는 이름의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문제 삼은 겁니다. 한국 정부는 즉각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북한에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조속히 회담에 호응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통지문도 전달했습니다. 백태현 한국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백태현 대변인: 연례적인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이유로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것은 4월 27일 양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근본 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미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아직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며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아직 아무것도 보지 못했고, 아무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될지 지켜볼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한반도의 비핵화를 주장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16일 북한의 이 같은 조치와 입장에 대해 "북한이 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는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희망하며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우리는 힘든 협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준비해왔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따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이른바 '리비아식 비핵화'에 강력히 반발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북핵 협상에서 "짜인 틀이 있는 것은 아닌 '트럼프식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것, 그러니까 리비아식 방식이 협상의 일부분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아식 비핵화란 쉽게 말해 '선 핵 폐기, 후 관계정상화'를 가리킵니다. 샌더스 대변인은 일방적 핵포기를 강요할 경우 미북 정상회담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이것은 우리가 완전히 예상했던 것"이라며, "북한이 만나길 원한다면 우리는 준비가 돼 있을 것이고, 그들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며 "그럴 경우 우리는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샌더스 대변인: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 입니다. 대통령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비핵화 해법)을 운영할 것이고, 앞서 여러번 말했지만 우리는 100% 자신 있습니다. 알다시피 트럼프 대통령은 최고의 협상가입니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중단 발표 직후 미북 정상회담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15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갑작스런 남북 고위급회담 취소가 미북 정상회담의 연기나 취소로 이어질 수 있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와 공식적인 연락을 취해봐야겠지만 한미훈련 중단이나 미북 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연락은 아직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북한의 행동을 전문가들은 어떻게 볼까요?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 제고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북한이 오는 22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한국과 미국에 동시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미국에는 '미국의 비핵화 방식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입장 표명을, 한국에는 '미국에 북한의 입장을 잘 설명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겁니다.
최강 부원장: 미국이 얼마 전 비핵화에 대한 반대급부로 큰 보상을 언급했지만 비핵화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합니다. 이대로 미북 정상회담이 벌어지면 북한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한번 제동을 걸고 정상회담을 치르자는 생각 같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미북 모두 국내 정치적으로 미북 정상회담을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RFA 뉴스초점,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