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자세히 살펴보고 짚어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싸늘해진 미국과 북한 간의 관계를 되돌리기 위해 한국 정부가 팔을 걷어 부쳤습니다. 청와대는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 통보 뒤 하루만인 17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상임위원들은 일단 북한이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남북간 대화창구를 이용해 미국과 북한이 이견을 좁힐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입니다.
김의겸 대변인: 미북 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간, 남북간에 여러 채널(통로)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청와대는 오는 22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북한에도 미국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계획입니다. 그래서 양측의 접점을 넓혀가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남북 고위급회담 취소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까지도 안 할 수 있다고 위협한 걸까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들이 원하는 안전보장과 미국의 적대정책 종식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협상 전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평화연구소의 프랭크 엄 선임 연구원입니다.
프랭크 엄 연구원: (북한의 이번 위협은) 협상력을 높이면서 그들이 원하는 안전보장과 적대정책 종식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로부터 관심을 멀어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북한의 미북 정상회담 취소 위협은 예상됐던 북한의 협상 전술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결국 미북 정상회담을 북한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회담 준비용'이란 겁니다.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의 리처드 부시 박사입니다.
리처드 부시 박사: 북한은 미국이 비핵화에 대해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미북 정상회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싶어합니다. 그렇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물러서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입니다. 볼턴 보좌관은 16일 미국의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CVID 그러니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가 미북 정상회담의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존 볼턴 보좌관: 우리는 동시에 낙관적이면서 현실적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생각도 그럴 것입니다. 우리는 성공적인 회담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것이지만 회담의 목적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더 안전하다는 전략적 결정을 하지 않는다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미북 정상회담은 매우 짧게 끝날 수 있을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인권문제가 거론될 경우 회담 개최 전망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도 위협했습니다. 미국 국무부가, 얼마 전 한국에서 열렸던 북한자유주간 행사 지지성명을 발표하고 인권보고서까지 내놓자 이에 대한 반발로 나온 건데요. 노동신문은 이와 관련해 "미국의 태도는 북한의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용납 못할 도전이며 공공연한 유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인권 문제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북한에서 일어나는 인권탄압을 더 이상 은폐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란 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체제가 저질러 온 인권유린 사례가 3만명이 넘는 탈북자에 의해 온 세상에 알려지면서, 체제안보를 위해 인권문제를 잠재우는 것이 북한 당국으로서 필수불가결한 과제란 설명입니다. 한국 안보통일연구회의 이현웅 수석연구위원입니다.
이현웅 연구위원: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거론했다고 하여 이미 약속하고 세계에 발표한 북미회담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온 세상에 전파하는 것은 매우 무모한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북미회담 의제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배제하기 위한 의도에서 작성한 기사라 할지라도 회담성사가 기정사실화 된 상황에서 지나친 협박이자 '벼랑 끝' 전술이 아닐 수 없습니다.
RFA 뉴스초점,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