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반전 거듭하는 ‘미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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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 관련 주요 뉴스를 자세히 살펴보고 짚어보는 RFA 뉴스초점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미북 정상회담을 취소한 것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5일 아침,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김 제1부상은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취소가 발표된 지 9시간도 채 안돼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지속적인 대화의지가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트위터에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제1부상의 담화를 "따뜻하고 생산적"이라고 평했습니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번영과 평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곧 만나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의 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대목입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이 언제 이뤄질지는 알 수 없지만, 일단 미국과 북한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 연구원도 예정대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테리 연구원: 회담은 열릴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서한에서 김 위원장의 연락을 환영한다며 회담 개최에 대한 여지를 남겼습니다. 양국 모두 이번 회담을 원하기 때문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매우 큽니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이번 미북 정상회담의 취소 사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지금 방송을 듣고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은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소식은 들으셨는지요. 이 소식을 들은 북한 주민은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5일, 일부 회담 취소 소식을 접한 북한 주민이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주민은 우선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 달 남짓 사이에 중국을 두 차례나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는 태도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북중 국경지역에서 무역을 하는 사람들인데요. 이번에 발표된 미북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중국 주재 북한 무역간부들이 크게 실망했다고 합니다. 중국 심양에 있는 소식통은, 미북 정상회담 후 무역이 재개되길 바랬는데, 북한이 중국과의 친분을 너무 과시하는 바람에 일이 여기까지 온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 취소로 무역이 더욱 침체될 경우, 머지 않아 귀국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중국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일꾼들 사이에서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되어 가는 듯해 보이던 미북 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왜 취소했을까 하고 궁금해 하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취소 통보 편지에서 최근 펜스 부통령을 '얼간이'라고 하고 미북 정상회담 재검토를 언급한 북한 외무성의 최선희 부상의 담화 내용이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 연방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정상회담 사전 준비를 위해 북한 측에 연락을 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입니다. 폼에이오 장관입니다.

폼페이오 장관: 결국 김 위원장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서한에서 말한 바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협상의) 길로 돌아가기 위한 김 위원장의 연락을 환영할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한국 청와대는 24일 하루 사이에 두 차례나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 취소 발표 직후 긴급회의도 소집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북 정상간 직접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입니다.

윤영찬 수석: 미북 정상 간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노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청와대는 판문점 선언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며, 이는 미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RFA 뉴스초점,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저는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