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북 주민 재산목록 1호, 가내 공업 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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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RFA 뉴스초점 시간입니다. 진행에 홍알벗입니다.

요즘 북한 주민들의 재산1호는 상품 제조와 판매에 필요한 소규모 생산설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점차 심화되는 시장경제 하에서 경쟁에 살아남는 방법은 자신의 기계 설비로 상품을 제조해 이를 직접 판매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북한 내부 소식을 손혜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남도의 한 소식통은 25일 "요즘 주민들이 생각하는 재산1호는 텔레비전과 냉동기 같은 가전제품이 아니라 자체로 상품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각종 생산설비"라면서 "오랜 기간 주민들이 식품이나 의류 등 생필품을 집에서 손으로 만들며 터득한 사실은 초보적인 것이라도 생산설비만 있으면 적은 노력으로 품질이 좋은 상품을 더 많이 생산해낼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까지 당과류와 술을 비롯한 식품은 평양식품공장에서 생산한 것이거나 중국에서 수입된 상품들만 장마당에서 고급식품으로 취급되어 잘 팔려 나갔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개인들도 자택에 간단한 생산설비만 있으면 평양식품공장 제품이나 외국 식품과 똑같이 만들 수 있으며 판매 가격도 공급과 수요에 따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개인이 집안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직접 상품을 제조하는 게 유행을 타면서 지금 평성시와 순천시에는 밀주장사를 하던 주민들까지 술 증류기와 정제기를 구입해 수공업적인 방법으로 술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 정도의 설비는 각 지역마다 있는 기계 공장에 제작을 주문하면 며칠 내 완성해 도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금은 너도나도 장사로 살아가야 하는 세월이어서 머리를 쓰지 않으면 장마당에서 밀려나기 때문에 항상 보다 앞선 장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장사 경쟁에서 이기려면 상품가격도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자면 자기 집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직접 상품을 제조하는 게 상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는 1990년대말부터 장사로 생계를 이어왔는데 물건을 실어 나르는데 필요한 자전거가 재산1호로 인식되어 왔지만 2000년대부터는 버스와 서비차가 대중화되었고 지금은 택시가 많아져 돈을 벌어주는 재산 1호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면서 "이제는 집에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소규모 생산설비가 재산1호로 꼽히게 되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금 지방도시에서는 갑자기 '제분소'와 '물망'(곡식에 물을 넣어 갈아주는 업소)을 비롯한 소규모 설비 영업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들 영업소는 전동기를 비롯한 몇 개의 설비를 갖추고 영업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 설비영업소들은 돈주들이 아니라 일반주민들이 조합 형태로 돈을 모으거나 이잣돈을 빌려 설비를 차려놓고 공동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손혜민 기자의 보도였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IAEA 즉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핵 프로그램 검증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국을 방문 중인 마씨모 아파로IAEA사무차장이 밝혔습니다.

아파로 사무차장은 26일, 한국의 강정식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과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갖고 북핵 문제 등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아파로 사무차장은 관련국 간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면 국제원자력기구가 북한 핵 프로그램 검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파로 사무차장은 이어서 북핵 프로그램 검증을 위한 IAEA의 준비는 꾸준히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초기단계 준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한국은 안전조치뿐만 아니라 핵의 평화적 사용 분야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협력자라며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북한인권증진센터와 '북한의 박해 받는 사람들을 기억하는 사람들' 등 한국 내 북한 인권 단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 인권대화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은, 26일 열린 정치범수용소 해체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국 정부가 북한 정치범수용소 해체 등 북한 인권 문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한별 북한인권증진센터 소장입니다.

이한별 소장: 문재인 정부가 올해 들어 세 차례나 남북 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12월에 김정은 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한다면 문 대통령이 제 오빠를 비롯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인권대화를 열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999년 탈북한 뒤 북한 인권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한별 소장의 친 오빠인 이세일 씨는 지난 2009년 탈북을 시도했다가 강제북송된 뒤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습니다.

이 소장은 "지난 2016년 여름 유엔 서울사무소에 오빠와 탈북민들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고 오빠의 생사확인도 요청했다"며 "올해 여름 북한이 유엔에 보낸 답변서를 받았는데 북한은 정치적 음해라며 오빠의 생사확인을 거부했다"고 말했습니다.

RFA 뉴스초점,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홍알벗이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