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영철, 평양 공연장 취재 제한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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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한국 예술단의 평양공연 때 한국 취재진의 공연장 입장이 제한된 데 대해 사과의 뜻을 밝혔는데요. 북한 고위급 인사가 한국 측에 직접 사과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대남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2일 한국 취재진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전날 한국 예술단의 평양공연 당시 한국 언론의 취재를 제한한 일 때문입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기자단의 취재 활동을 제약하고 자유로운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관람하는 과정에서 경호팀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남북 교류과정에서 생긴 일에 한국 측에 직접 사과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정상 국가답게 언론에 대해서 사과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보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공연 당시 한국 취재단은 공연장에 미리 도착해 대기하고 있었으나 북한 관계자에 의해 공연장 밖으로 인솔됐습니다.

한국 측 취재단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카메라 기자 1명만을 제외하고는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해 분장실에서 TV모니터로 공연을 봐야 했습니다.

당시 청와대와 국가정보원, 통일부, 문화체육부에서 파견된 한국 당국자들도 이런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 : 우리 측은 공연종료 직후에 남북연락관 접촉을 통해서 풀 기자단 취재 제한에 대해서 강력히 항의했고요.

김영철 부위원장은 한국 측 취재진에 사과하기에 앞서 자신을 남측에서 천안함 폭침 주범이라는 사람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이 직접 '천안함'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 부위원장이 지난 2월 평창올림픽 폐회식 당시 북측 고위급대표단으로 방남했을 때 한국 내에선 그의 방남을 두고 적절성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 예술단의 평양공연에 부인 리설주와 함께 관람했으며 가을엔 서울에서 공연을 열자고 제안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에는 남측 출연진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