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방지를 이유로 국경 지역 주민들의 이동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부대에서 운영하는 후방기지목장과 국영목장들이 대부분 남쪽지역에 밀집되어 있어 접경지역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7일 “이달 초 중앙에서 양강도당에 접경지역 주민들의 남쪽 이동을 금지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개인 장사목적이나 관혼상제를 막론하고 남쪽 지방으로의 이동은 전면 제한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도당위원회는 도내 공장과 기업소, 인민반들에 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이동을 제한한다고 포치했다”면서 “특히 함경남도 이남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한 주민들은 여행증을 발급받았다 해도 무조건 취소하라고 지시했다”라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의 이동금지에는 열차와 서비차, 버스 등 모든 장거리 운행 수단을 이용한 이동을 망라하고 있다”면서 “전염성이 강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남쪽 지역의 주요 목장들에 확산될 것을 우려한 긴급한 조치”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함경남도 이남지역은 북쪽에 비해 기온이 따뜻하고 넓은 평야로 되어있어 주요 국영목장들이 몰려있다”면서 “8호목장(주석궁-중앙당대상 물자공급)과 국영 목장, 군부목장들이 거의 함경남도 이남지역에 분포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중앙당 물자공급지인 ‘운곡목장’은 안주, 개천, 순천 등 3개 군에 인접해 있다”면서 “하지만 일반 거주지와 5리~10리씩 경계를 두고 있고 왁진(예방)처리도 특별히 진행되고 있는데 돼지열병 확산을 이유로 주민이동을 금지한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8일 “요즘 함경남도 이남지역으로의 이동을 금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면서 이미 여행증을 받은 주민들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여행증을 반납하면서 여행증을 발급 받느라 고인 뇌물을 돌려받겠다고 나서 주민과 간부들 사이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요즘 주로 여행증을 신청하는 주민은 전국에 도매망을 구축한 도매상이거나 가족의 관혼상제에 참석하려는 사람들”이라며 “국경지역 주민들의 함남이남지역 이동금지조치로 장마당 물가에 미칠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일반 주민들에게 시급한 문제는 아프리카돼지열병보다 먼저 장마당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라면서 “당국에서는 중앙당 물자공급 대상목장이나 군부대후방기지 목장의 감염방지를 위해 서민들의 생계가 달린 장마당 운영은 못 본체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