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나온 북 간부들 태영호공사 근황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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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등 외국에 출장 나온 북한고위간부들이 지난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의 근황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탈북 고위층들의 생활이 궁금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국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다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이 세계적인 기타리스트인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보려고 런던에 나타났을 때 김정철을 안내하는 장면이 보도진의 카메라에 잡혀 한때 국제적인 이목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5일 “지난 12월 말 평양에서 온 북한의 고위간부를 만난 적이 있다”면서 “과거 조-중 친선교류 행사에서 만나 친분이 있던 그가 대화도중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공사의 근황을 물어 적잖게 놀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껏 북한의 고위간부가 남한으로 탈북하거나 망명한 북한 사람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근황을 물어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특히 북·중 무역과 관련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던 도중에 그의 입에서 뜻밖에 태영호공사의 이름이 나와 순간적으로 당황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평양 소재 주요 기관의 간부인 이 사람은 중국사람들은 언제든지 자유롭게 남한에 오갈 수 있고 태영호공사의 근황도 알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한국의 지인들을 통해 들은 태영호공사의 근황을 자세히 설명하자 차분히 경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설명을 마친 나는 당신네(북한당국)는 태공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되물었다”면서 “그는 위(중앙당)에서는 태공사가 많은 당자금을 갖고 튀었다고 말하지만 대사관의 공사가 당자금을 취급할 수 없다는 사실은 자기들도 다 안다며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머리를 저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베이징의 한 소식통도 7일 “얼마전에 만난 북조선의 무역간부가 망명한 태영호공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면서 “그는 중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광물을 수출하는 일에 관계되어 북경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는 인물”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 무역 간부가 실제로 태영호공사의 근황이 궁금해서 언급한 것인지, 아니면 태영호공사의 탈북을 비난하려는 의도였는지는 알지 못한다”면서 “다만 중앙에서는 태영호공사의 망명사실을 비밀에 붙이고 쉬쉬하고 있음을 알려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실제로 태영호공사의 망명사실이 북조선 내부에 알려지면 간부들과 주민들에게는 충격이며 일부 간부사회에 동요 현상도 생길 수 있다”면서 “중앙당 입장에서는 태영호공사의 망명에 대해 대내적으로 크게 비난할 수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