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화장실 사용하라” 북, 개인집 화장실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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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요즘 북한 지방도시들이 마을꾸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공동화장실을 확장, 신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국에서는 공동화장실이 완성되면 개인 집 화장실을 없애라고 지시해 주민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20일 “지난 주 성천군에서는 주민들이 동원되어 마을 공동변소를 허물고 그 자리에 새 공동변소를 확장 신축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당 공사는 살림집과 마을을 아름답게 꾸리라는 중앙의 지시로 시작되었다”면서 “주민들의 세부담으로 진척되고 있는 공동변소 공사는 벽체 미장을 마치고 지붕공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공동변소 확장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들어가자 지방당국은 인민반회의를 열고 이제부터 땅집(단층집) 마당에 개별적으로 지어놓고 사용하는 개인 변소는 없애라고 포치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살림집마다 개별적으로 변소를 사용하면 마을 환경이 오염되고 장마철이면 오물이 흘러나와 수인성 전염병의 원인이 되고 악취가 심하게 발생하므로 마을 주민이 모두 공동변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지시 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에 주민들은 어느 개인이 직접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위생관리가 안 되는 곳은 오히려 공동변소인데 왜 개인 변소가 전염병 발원지라며 없애라고 하느냐”며 “하다하다 이제는 변소 이용까지 통제를 하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덕천시에서도 마을마다 자리한 낡은 공동변소를 헐어버리고 새로운 변소를 크게 건설하고 있다”면서 “공동변소 내부에는 타일을 붙이고 외부 벽체에는 파란 칠을 해 외벽을 다듬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생활고로 주민들은 지금 먹을 것이 부족해 살림집 보수는 생각도 못하고 비가 새는 집에서 살고 있는데, 당국은 주민부담으로 공동변소를 크게 확장하고 알락달락(알록달록) 치장하도록 요구한다며 주민들이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공동변소 확장공사가 끝나자 당국은 개인집마다에 있는 변소를 없애고 주민들은 반드시 공동변소를 사용하도록 포치했다”면서 “이에 주민들은 이제는 변소까지 단체로 사용하라고 강요하냐며 당국을 성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1970~80년대에 건설된 아파트는 개별 세대마다 화장실이 없는 곳이 많아 보통 아파트마다 공동변소가 있고, 단층집들이 모여있는 마을에는 2~3개의 인민반마다 공동변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공동변소의 인분은 해당 지역농장에서 사용할 거름생산에 중요한 자원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난 이후 북한 당국이 공장 노동자, 주민, 학생들에게 농장에 지원할 거름생산 계획을 부과하면서 공동변소 인분 원천은 고갈되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이 때문에 단층집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자택 마당 한 켠에 개인 변소를 짓고 변소에서 나온 인분을 개인 텃밭의 거름으로 사용하거나 당국이 부과하는 거름 생산 원천으로 사용해 왔다”면서 “비료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변소 인분은 중요한 거름 원천으로 현금이나 같아 공동변소 사용을 강제하고 있는 당국의 조치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