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전 세계에서 결핵 문제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4일 공개한 2020년도 결핵 연례보고서(Global tuberculosis report 2020)는 2019년 전 세계에서 결핵 문제가 가장 심각한 30개국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도 북한 내 결핵환자는 약 13만2천 명으로 집계돼 2018년도 기준 약 13만1천 명에서 1천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북한 인구 10만 명당 결핵 유병률은 513명으로 전 세계적으로 레소토(654명), 남아프리카공화국(615명), 필리핀(554명), 중앙아프리카공화국(540명)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이중 약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환자는 5천 200명으로 1년 전인 2018년과 동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결핵환자의 5대 사망 요인 중 영양실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30개 결핵 고위험국 중 주민들의 영양실조 비율이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아프리카 국가인 중앙아프리카와 짐바브웨의 60%와 51%에 뒤이은 48%에 달했습니다.
영양실조 외에 전 세계 결핵환자들의 5대 사망 원인으로는 후천성면역결핍증인 에이즈 감염과 당뇨, 흡연, 과도한 음주가 꼽혔습니다.
북한에서는 18세 이상 성인 남성의 5.8%가 당뇨병이 있고, 15살 이상 남성의 6.2%가 과도한 음주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아울러 북한은 결핵 고위험국 중 결핵 예산 부족 규모도 가장 심각한 30개국 가운데 한 국가로 꼽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결핵 퇴치 예산으로 4천900만 달러를 책정했는데, 국제사회의 지원이 1천900만 달러, 북한 자체 조달이 600만 달러로 현재 2천400만 달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세계보건기구의 테레자 카사에바(Tereza Kasaeva) 글로벌 결핵 프로그램 국장(Global TB Programme Director)은 14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결핵 위험이 큰 국가에서 결핵을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필요한 의료자원을 코로나19대응에 사용하고 있어 결핵 퇴치 사업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카사에바 국장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약 140만 명이 결핵으로 숨졌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카사에바 국장은 코로나19가 필수적인 결핵 의료 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북한을 포함한 결핵 고위험국 등에서 취했다고 전했습니다.
카사에바 국장: 결핵 위험이 높은 21개국을 포함해 총 108개국에서 원격 조언 및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 사용을 확대했습니다.
특히 그는 의료시설 방문을 줄이기 위해 많은 국가들에서 결핵 환자들에 대한 구강 치료, 결핵 예방 치료의 제공, 적절한 결핵 약품 공급을 보장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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