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남한의 제21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중국 주재 북한 무역간부들 속에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탈북 간부의 남한정착성공을 두고 북한 간부들이 부러움과 함께 동요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대련(다롄)에 주재하는 북한의 한 무역간부 소식통은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영국 (북한)대사관에서 탈북한 태영호 공사가 지난 15일 남한에서 진행된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소식을 인터넷으로 보았다"면서 "요즘 이 소식은 무역간부들의 화제꺼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무역간부들은 태영호 공사가 남한에 간 지 몇 년 만에 국회의원으로 올라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모습에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자유민주주의국가인 남한에 가더니 (북한에서)외교관으로 지낼 때보다 더 잘되지 않았냐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목되는 것은 탈북간부가 남한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날짜가 김일성생일(4.15)과 같다는 사실"이라면서 "북조선이든 남조선이든 큰일 할 사람은 하늘에서 길을 열어주는 게 아니냐며 간부들은 우회적으로 부러움을 드러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무역주재원들은 수년 동안 중국에 주재하며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외화벌이를 해 당에 충성자금을 바치고 있지만, 언제 조국으로 소환되어 숙청될지 모를 형편이어서 항상 불안한 마음이다"며 "탈북하고 싶지만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 때문에 주저하고 있는데, 태영호 공사가 남한정착에 성공한 사실에 솔직히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같은 날 중국 동강(뚱강)에 주재하는 북한무역일꾼도 "남한에서의 국회의원은 (북한에서)발언권도 없는 뻥가우리(허수아비)같은 최고인민회의대의원처럼 실권이 없는 거수기 역할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대로 법을 세우도록 자기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도 낼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태영호 공사가 남한에서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평양의 고위간부들도 솔직히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지금도 중국에 주재하는 무역회사 간부들은 태영호공사가 서울의 강남지역에서 당선되었다는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면서 "서울의 강남지역은 평양에서 (북한)고위간부들과 돈주들이 몰려 있는 중구역이나 같아 금융잠재력과 위상을 갖춘 지역으로써 그의 앞날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을 드러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러나 당국은 탈북간부가 남조선에서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간부들 속에서 태영호 공사를 부러워하거나 남한사회를 동경하는 경향이 나타날까봐 간부들의 동향을 철저히 감시하면서 사상사업과 통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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