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신의주시 당국이 제8호 태풍 '바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땅집(일반주택)에 사는 주민들을 아파트건물 복도로 대피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파트에 대피한 주민들과 기존 아파트 주민 사이에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김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신의주에 가족이 살고 있다는 중국 단둥의 한 주민 소식통은 27일 "오늘 아침 신의주 가족과 통화를 했는데 시당국이 태풍(바비)에 대비한다면서 어제(26일)부터 오늘 새벽까지 어찌나 주민들을 닥달하는지 정신이 없다"면서 "어제 (26일)밤엔 한 잠도 자지 못하고 당국의 지시사항을 받아 이행하느라 밤새도록 시달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시당국에서는 주민들에게 집안의 유리로 된 창문은 모두 X자 형태의 테이프를 붙여야 하며 폭이 최소한 5 cm 가 넘도록 하라고 지시를 하고 규찰대 등을 동원하여 일일이 검사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땅집에 사는 주민들은 오늘(27일)새벽 5시까지 인근 아파트의 3층 이상 복도로 모두 대피할 것을 지시하고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외출금지 명령이 하달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시내버스와 택시 등 모든 교통수단도 오늘(27일) 하루는 운행이 전면금지된다"면서 "이는 수해와 바람의 피해가 없는 높고 안전한 장소로 모든 차량을 옮겨놓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기관 기업소의 모든 직원들도 어제는 퇴근도 못하고 태풍 피해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특별 근무에 들어갔다"면서 "이 같은 비상상황은 태풍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오늘(27일) 오후 늦게나 상황이 종료될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대방으로부터 내부 소식을 수시로 듣고 있다는 단둥의 무역관련 소식통은 27일 "땅집에 사는 사람들을 아파트 복도에 강제로 대피시키고 외출도 금지시키는 바람에 이들은 화장실 이용문제등 기존 아파트 주민들과 심한 마찰을 빚고 있다"면서 "상식에 어긋나는 황당한 대피명령으로 인해 대피주민은 물론 아파트 주민들까지 식사문제를 비롯해 화장실 사용 등 갖가지 사안에서 웃지 못할 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나도 50년을 살아오면서 태풍에 대비한다며 땅집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모두 주민들이 살고있는 아파트 복도로 대피토록 하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라면서 "주변에 아파트가 없고 전부 땅집인 농촌주민들은 어디로 대피를 시켰는지 상당히 궁금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태풍 '바비'가 27일 오전 중 평양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5일 제7기 제17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태풍피해 대책을 논의했다고 26일 보도했습니다.
한편 신의주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있는 중국 단둥시도 27일 하루 모든 시내버스의 운행을 금지시키고 관공서가 휴무에 들어갔으며 재해 통제관리를 담당하는 공안부문만 특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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