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수해복구 중 태풍 ‘바비’ 상륙···“주민고통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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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달 초 북한에서 발생한 홍수 피해로 북한 각지에서 수해 복구가 한창인 가운데 초강력 태풍 '바비(Bavi)'가 이번주 북한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보여 피해가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24일 오후 현재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바비'는 25일 한국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북상해 26일 서해상으로 이동한 뒤 27일 황해도에 상륙해 북한 내륙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소형 크기의 이 태풍은26일 오전 '매우 강'에 달했다가 27일 오전 다시 '강'이 될 전망으로 북한은 이와 비슷한 세력으로 관통할 가능성이 큽니다.

태풍 등급 중 '강'은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33~44미터, '매우 강'은 초속 44미터 이상을 말합니다.

북한은 26일 밤과 27일 새벽 사이 태풍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예보대로라면 이 기간 북한의 일부 지역에는 시속 150마일(210킬로미터)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한 200~300밀리리터의 폭우가 쏟아져 강풍과 홍수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특히 이달 초 4호 태풍 '하구핏(Hagupit)'으로 인한 피해 복구 작업에 한창인 북한 당국은 연이은 태풍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입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24일 태풍 '바비'의 북상 소식을 전하며, 26~27일 태풍 경보를 발령하는 한편, 사전 준비 태세를 단단히 할 것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지난 20일 발표한 북한 상황 보고서에서 하구핏으로 인한 홍수 피해를 전하며 "현재 접수된 정보로 미루어 대북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국제적십자연맹 재난구호 비상기금(IFRC Disaster Relief Emergency Fund)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국제적십자연맹은 태풍 '바비'에 대한 사전준비와 대응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문의에 24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로 국제사회로부터 물자와 인력 이동이 크게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큰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북한 주민들이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Roberta Cohen)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코로나19에 이은 홍수와 태풍 피해로 북한 주민들의 식량과 보건 상황이 훨씬 악화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코헨 전 부차관보: 국제 비정부기구(NGO)들의 접근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의 식량과 의료품, 깨끗한 식수 제공이 더욱 어려어지면서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또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위임 통치설이 돌고 있는 가운데 자연재해로 민심이 흔들리면 김정은 정권에도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9월 제13호 태풍 '링링'이 관통하면서 전국의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으며, 당시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들이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 지원에 나선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