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남북 단일팀 유니폼 대북제재로 제공 못 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8강전 남북단일팀 대 태국 경기. 단일팀 선수들이 벤치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8강전 남북단일팀 대 태국 경기. 단일팀 선수들이 벤치에서 응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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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의 유명 스포츠용품 제조회사'나이키'(NIKE)가 대북제재로 인해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한 단일팀 유니폼, 즉 경기복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관영 언론매체가 남북 단일팀의 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고 있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 여자농구 단일팀이 오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랑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대만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습니다.

현재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을 ‘나이키’가 후원하고 있지만, 남북한 여자농구 단일팀의 ‘코리아’ 문구가 세겨진 상표 없는 유니폼은 ‘나이키’가 아닌 한국 내 의류 업체가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는 미국의 ‘나이키’사는2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와 미국의 독자제재로 인해 남북 농구 단일팀에 유니폼을 지급하지 못했다는 공식 입장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미국 오리건주에 본부를 둔 ‘나이키’의 케이트 메이어스(Kate Meyers) 홍보담당 상임이사(Nike Communications Senior Director)는 “우리는 대한농구협회(KBA)와 긴밀히 협력해 한국 여성 농구팀을 지원해 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have worked closely with the Korea Basketball Association to support the Women’s team.)

하지만 그는 “(미국)정부의 요구사항들로 인해 아시안 게임 중 남북 단일팀이 ‘나이키’ 유니폼을 착용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Due to government requirements, the team will not compete in Nike uniforms during the Asian Games.)

또 다른 ‘나이키’사 관계자는 ‘나이키’가 미국 규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며, 향후 2020년 도쿄 올림픽 같은 국제 경기대회에서도 대북제재로 인해 남북한 단일팀에 유니폼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와 관련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IOC, 즉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출신 국가나 배경에 관계없이 전 세계 선수들의 평등한 경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습니다.

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자유아시아방송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남북한은 이번2018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 농구·카누·조정 등 3개 종목의 남북 단일팀을 출전시켰습니다.

이런 가운데 카누에서 남북 단일팀은 여자 500m 금메달, 여자 250m 동메달,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카누 여자 남북 단일팀은 지난 25일 25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 사상 첫 메달의 위업을 달성했고, 이튿날인 26일 열린 500m 결승에서는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내 시상식에서 '아리랑'이 울려 퍼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26일 인터넷 사회연결망인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 단일팀 사상 처음으로 종합 국제대회 금메달을 수확했다며 축하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첫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의 도명수 선수의 소감입니다.

도명숙 선수 : 서로가 마음과 뜻을 합쳐서 민족의 슬기와 용맹을 남김없이 떨쳤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29일 현재까지 남북 단일팀의 메달 획득 소식을 전하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재 29일자 노동신문은 아시안게임과 관련해 림정심, 김국향 등 북한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만 전하고 있고, 남북 여자농구 단일팀의 준결승 진출과 남북 단일팀의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친북매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 27일 ‘녀자카누에서 단일팀이 력사적인 금메달’ 제하의 기사로 남북 단일팀의 첫 금메달 소식을 처음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