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백신개발 주장은 내부 지지 결속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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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한 가운데,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지지를 더 강화하려는 정치적 캠페인, 즉 선전용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최근(18일) 코로나19 백신(왁찐)을 자체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내각 산하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자체 웹사이트 '미래'에 게시한 과학기술성과자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현재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백신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3상 임상시험을 논의 중에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 및 백신 개발 진위를 실질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 당국의 이같은 주장은 내부적으로 주민들을 겨냥한 선전용이라고 풀이했습니다.

AP통신 평양 지국장을 지낸 진 리(Jean H. Lee)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2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김정은은 코로나19와의 싸움을 주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캠페인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주민들의 건강을 우선시하면서, 이번에는 외국 군대가 아닌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새로운 외부 위협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한다는 겁니다.

리 센터장은 또 우리가 현재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이 어떤지 모른다는 점도 상기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슈타이니츠(Christopher Steinitz) 해군분석센터(CNA) 북한 프로그램 국장 역시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투명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북한의 이같은 주장은 현재로선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슈타이니츠 국장: 북한은 분명히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북한 연구기관들이 세계적인 일류 기관 중 하나라고 말하려 합니다. 이런 이미지를 북한 외부에 투영하길 원하는 것입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도 이런 이미지를 보이길 원합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백신 개발 선두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내부적으로 김정은 정권의 정당성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관을 지낸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정권은 아마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역할의 이미지를 나타내고 싶어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내부적인 관점에서 지도부는 이런 것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지도부)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북한 정권이 코로나19 확진자가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할 경우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줄이고 환자들을 치료할 능력이 없다는 점이 지도부의 실패로 보여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유엔 세계보건기구(WHO)는 북한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20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