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코로나19로 일반 예방접종 저조해 질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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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지난해 북한 5세 이하 어린이들의 예방접종률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신형 코 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로 인해 다른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로 인한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홍알벗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아동기금은 15일 '2020 세계 예방접종 현황 보고서(New global immunization coverage data-2020)'를 발표했습니다.

이날 보고서는 지난 한 해동안 이뤄진 각종 전염병, 특히 DPT, 즉 디프테리아와 백일해, 그리고 파상풍에 대한 예방접종율이 85%에 그쳤다며 전세계 1천9백만 명의 어린이들이 질병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 지난해 DPT 예방접종을 받지 못한 5살 이하 어린이는 모두 7천명에 지나지 않아 98%의 높은 접종율을 기록했습니다.

결핵 예방을 위한 BCG 예방접종도 20년 전인 1999년에는 접종율이 73%에 머물던 것이 10년 뒤인 2009년에는 98%, 그리고 지난 해에는 96%를 기록했습니다.

이같은 수치는 예방 접종을 받지 못한 어린이 수가 3백만 명에 이르는 나이지리아와 50만 명에 이르는 멕시코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아 접종율 면에서는 전 세계에서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가 문제입니다. 바로 코로나19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백신은 공중 보건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도구 중 하나지만 지금 대유행 전염병으로 위험에 처해 있다"며 "정기 예방접종을 받지 못할 경우 그로 인한 어린이들의 고통과 사망은 코로나19보다 훨씬 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을 두려워하는 주민들이 많은데다 해당 국가의 정부 당국이 주민과 의료진의 이동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취소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재미한인의료협회(KAMA)의 박기범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경우 국경봉쇄와 함께 북한으로 유입되는 모든 물품에 대한 방역절차가 오래 걸리는데다 백신을 운반하는 데 필요한 냉장시설이 부족해 원활한 예방접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기범 교수: 지금 코로나 때문에 화물을 받아 들이는 시스템이 굉장히 느립니다. 제가 알기로는 유니세프하고 북한 보건성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 대화를 했는데 특히 이 백신은 빨리 풀어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우선권을 줘서 더 기디리지 않게..

북한 전역으로 충분한 양의 백신을 제때 공급하기 위한 북한 당국과 관련 기구와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