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난해 국제규범을 어겨'비준수 단체'로 지정된 북한 국가반도핑기구의 최근 동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의 규약'준수단체'지위 회복을 위해 북한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21일 기구 산하의 독립 준수 검토 위원회(CRC)가 지난 10일~13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정기회의를 개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회의에서 독립 준수 검토 위원회는 지난해 '규약 비준수 단체'로 지정된 북한 국가반도핑기구의 최근 동향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세계반도핑기구는 북한 반도핑위원회를 운동선수들이 금지약물을 사용했는지를 검사하는 것에 협력하지 않는다며(non-compliant with the World Anti-Doping Code)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 함께 반도핑 비준수 단체로 지정했고, 1년간 관련 행사 금지와 금전지원 중단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반도핑위원회는 세계반도핑기구 관련 행사 참석과 주최가 금지됐고, 1년 혹은 회원자격 회복 시까지 관련 기구 임원으로 취임할 수 없었고, 직∙간접적인 금전지원도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2020년 1월 코로나비루스(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이후 각종 국제 스포츠 경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왔습니다.
북한이 지난 8월 코로나 사태 종식을 선언한 만큼 스포츠 행사 등 국제무대에 복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이를 위해 세계반도핑기구의‘준수단체’지위 회복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북한 반도핑위원회의 시료 분석은 승인된 제3기관의 감독 대상이 되며, 감독 기관이 1년에 최대 6번 현장을 방문하는 비용도 사전에 지불해야 합니다.
앞서 세계반도핑기구는 2019년 2월에 북한 반도핑위원회를 세계 반도핑 규범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규약 비준수 단체로 지정했다 5개월 만인 같은 해 7월에 준수단체로 자격을 회복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제임스 피츠제럴드 세계반도핑기구 공보 담당자는 24일 관련 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아직 발표할만한 새로운 내용은 없다”면서도“세계반도핑기구는 제3 기관의 관리·감독 대상 등 북한 반도핑위원회의 복귀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북한 반도핑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WADA is working closely with the North Korea NADO, including as the third-party supervisor of its testing program, to support its efforts to meet the conditions of reinstatement.)
그러나 북한 운동선수들은 과거 수차례 불법 약물 사용이 적발되는 등 스포츠 기본 정신에 위배된 행동을 국가 차원에서 감행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2015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김은국 선수, 2014년 김은주, 리정화 선수가 메달 박탈과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고, 2011 독일 여자월드컵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금지약물에 양성반응을 보이면서 차기 월드컵 대회 출전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민간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북한에서 마지막으로 도핑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시점은 2015년이지만, 이는 이후 테스트를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며“북한에 대한 정보가 제한됐기 때문에 정확히 불법약물 사용 문제가 널리 퍼졌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스칼라튜 총장 :북한에서는 최고위층의 지시 없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다는 점을 명심해야합니다. 기본적으로 북한 내 국제적인 운동선수들과 관련한 내용은 최고 지도자의 승인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은 늘 도핑 기준을 지킬 것이라고 말해 왔지만 “금지약물 투여를 지시한 기관이 도핑을 감독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입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