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물놀이장 요금 반년 월급 털어야”

앵커: 북한이 야심차게 건설한 실내 수상낙원 문수물놀이장이 한 겨울에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놀이터라 이용 가격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0월 개방한 문수 물놀이장이 한 겨울에도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약 11만 ㎡의 부지에 야외 물놀이장과 실내 물놀이장을 두루 갖춘 이 수상공원의 물 미끄럼대와 정화시설은 현대식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개방된 이 물놀이장의 가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최근 연락이 된 한 평양 주민은 "물놀이장 입장료는 어른의 경우 2만원, 학생은 1만 2천 원씩 한다"며 "일반 주민의 생활수준으로 볼 때 가격이 싸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일반 노동자의 월급을 3천원으로 쳐도 최소 6개월 치 노임에 해당되는 거금입니다.

또, 북한 암시세 환율로 봐도 어른 입장료 2만원은 미화 3달러, 어린이는 약 1.5달러(1만2천원)가 된다는 얘깁니다.

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어린이의 요금이 높게 책정된 것은 시장 물가를 크게 반영한 결과로 보입니다.

하지만, 외국인과 가격을 차별화 한 것은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북한 관광상품을 소개하는 북한 전문여행사 '우리투어'는 평양 문수물놀이장 입장료가 1인당 2유로(약 3달러), 물놀이장을 이용할 경우 10유로(약 14달러)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북한 주민에게서 내화를 받고, 외국인한테서는 외화를 받아 달러를 벌겠다는 당국의 의도가 읽혀지는 대목입니다.

북한은 문수물놀이장이 개장된 이래 수많은 주민들과 외국인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방북 재중동포 육성: 이 좋은 시설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보니 마음이 거뜬합니다.

스위스를 경험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서방의 물놀이장과 위락시설을 본떠 만든 안방에서 달러를 벌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지난해 10월 개방한 미림승마구락부도 외국인에게 한 시간 승마요금으로 35달러를 요구하고, 마식령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는데도 34달러를 내야 합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지역에 사는 한 재미교포는 "북한에 건설된 물놀이장이나, 스키장 가격은 외국의 웬만한 시설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핵무기로 위협하는 북한이 장성택 처형으로 이미지를 크게 구겼기 때문에 외화벌이에 성공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