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 남북 간 예선전에서 태극기가 게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국가 연주도 국제관례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30일 기자설명회에서 오는 15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간 월드컵 예선전이 국제관례에 따라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남북 대결이 펼쳐지는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 태극기가 게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국가도 연주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 : 이번 경기와 관련해 북한은 국제관례에 따라 경기를 준비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기 게양 문제 등의 부분들은 국제관례에 따라서 진행해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어 이 대변인은 “다른 국제 경기 관례를 보면 양국의 국기 게양, 국가 연주 등은 (국제) 축구 경기 관례에 따르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북한이) 국제관례를 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2013년 9월 평양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개최된 아시아클럽 역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나란히 1, 2위에 올라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가 이뤄진 바 있습니다.
남북이 분단된 이후 평양에서 열린 국제적인 공식 행사에서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연주가 이뤄진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김일성 경기장에서는 지난 2017년 4월 열린 여자 아시안컵의 남북 간 예선전에서 처음으로 태극기가 게양된 바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08년 북한이 남자 월드컵 예선전 홈경기, 즉 원정팀을 맞이해 자국에서 주최하는 경기 개최를 포기하면서 제3국에서 남북 대결이 펼쳐진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남북 간 예선전의 평양 개최도 한 때 불투명했지만 아시아축구연맹(AFC)과 남북 간 협의가 잘 마무리되면서 평양에서의 남북 대결이 성사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4일 카타르 월드컵 예선전이 오는 15일 평양에서 개최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평양에 응원단을 파견하는 문제도 검토 중입니다.
이상민 대변인은 “북한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 FIFA나 AFC가 주관하는 국제 축구경기에 한국의 대규모 응원단이 간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 응원단 파견에 대해 북한 측의 의사를 현재 다각도로 타진 중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평양 원정에 앞서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경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벤투 감독은 “원정을 앞두고 북한으로의 이동, 북한 경기장의 잔디 문제 등 모든 변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에 온다면 한국 선수들에게 동기가 부여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축구 대표팀의 전력에 대해서는 “중요한 것은 북한이 과거 경기에서 어떻게 했는지 보다 한국팀을 만났을 때 어떻게 나올 것인지와 관련된 부분”이라며 “현재 북한의 전력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파울루 벤투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 북한과의 경기에 한국 사람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에 집중해 승점을 따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가운데 9월 내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대북 쌀 지원을 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계획은 결국 무산됐습니다. 북한이 지난 7월 WFP와의 대북 쌀 지원 실무협의 과정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거부 입장을 밝힌 이후 현재까지 관련 논의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대한민국’이라고 표기된 포대의 제작을 완료한 상황입니다. WFP의 대북 쌀 지원 사업이 정상 가동되면 ‘대한민국’이라고 표기된 포대에 쌀이 담겨 북한으로 보내집니다.
대북 쌀 지원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이미 1180만 달러에 육박하는 자금도 WFP에 송금한 상태입니다.
이상민 대변인은 대북 쌀 지원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 “일단 한국 정부와 WFP 간의 협의가 중요하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 협의를 통해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