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초코파이 아니라 와이파이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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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양 엘리트 가정 출신 탈북자 남매가 외부정보에 목말라하는 북한의 현실을 전했습니다. 보도에 홍알벗 기자입니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인 아버지 이정호 씨를 따라 이서현, 이현승 남매가 북한을 탈출한 건 지난 2014년.

오빠 이현승 씨는 평양외국어대학교를 나와 중국 랴오닝성 다롄에 있는 동베이대학교에서 MBA, 그러니까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인재로 현재 미국 워싱턴의 비영리단체인 글로벌피스재단(Global Peace Foundation)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동생 이서현 씨는 평양에서 김일성대학을 다니다가 2학년 때 중국으로 유학을 가서 오빠가 다니던 동베이대학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미국 워싱턴에 정착해 학업과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북한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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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탈북자 이서현 씨와 오빠 이현승 씨, 그리고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 /인터넷 간담회 화면 캡쳐


이 두 남매는 26일, 미국의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마련한 인터넷 간담회에 나와 탈북동기와 북한의 현실 등을 소개했습니다.

이서현 씨는 중국 유학 시절, 중국인들은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지만 훨씬 더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고,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을 보면서, 북한에서는 들어보지도 못했던 '자유와 권리'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서현: 저는 북한에서 배가 고파 힘들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으로 유학 갔을 때 느꼈습니다. 중국인들은 북한 주민들보다 자유가 확실히 많다는 것을 말이죠.

이 씨 남매 가족은 또 주변의 북한 노동당 간부들이 이유도 모른 채 어느 날 갑자기 처형 당하고, 정치범 수용소로 가는 모습을 보고 탈북을 결심하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탈출하기 전까지 4개국에서 살아 본 경험이 있는 오빠 이현승 씨는 자유와 삶의 질을 기준으로 볼 때 북한이 제일 형편없는 나라라고 꼬집었습니다.

이현승: 미국에서의 삶을 바다라고 한다면, 한국에서의 삶은 강이고, 중국은 시냇물, 그리고 북한에서의 삶은 웅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내부로의 정보유입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의 정치체계와 지도자가 최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며, 그들이 자유를 위해 싸울 수 있도록 힘을 북돋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현승 씨는 북한의 중심부인 평양 시민들에게 국제사회가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은 이들은 정보부족에 더 목말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현승: 북한 주민들이 진짜 원하는 것은 '와이파이(Wi-Fi)'이지 '초코파이'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