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문답] 막내린 ‘평창 외교전’…현장에서 본 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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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2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 이번 평창올림픽은 북한 선수단의 참가와 함께 여자아이스하키, 즉 빙상호케이 남북 단일팀 구성과 북한 응원단의 참여 등으로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데요. 올림픽 기간 내내 현장에서 생생한 소식을 전해준 노재완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평창올림픽을 결산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노재완 기자가 지금 강릉 미디어센터에 나와 있습니다. 노재완 기자~!!

노재완: 네, 노재완입니다.

MC: 평창 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하고 25일 폐막했는데요. 먼저 폐회식 소식부터도 전해주시죠?

노재완: 네, 폐회식은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열렸습니다. 25일 저녁 8시부터 열린 폐회식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 등 외국 주요 인사들이 함께했는데요. 북한에서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등 8명이 참석했습니다. 개회식과 마찬가지로 폐회식에서도 미북 간의 접촉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성사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방카 보좌관과 김 부위원장은 귀빈석에 함께 있었지만 서로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등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결국 이방카 보좌관이 출국한 26일 오전까지도 미북 간의 의미 있는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니까 이방카 보좌관은 방한 기간 미국 선수단 응원과 올림픽 폐회식 참석에만 집중하면서 애써 북한을 외면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개회식에서 공동 입장했던 남북 선수단은 폐회식에서는 각자 국기를 들고 입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MC: 문재인 대통령은 올림픽 폐회식에 앞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도 회동했는데요. 당시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갔죠?

노재완: 네, 그렇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폐회식에 앞서 평창의 모처에서 북한 대표단을 접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접견에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눴으며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미북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이때 북한 대표단이 “미국과 대화를 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대화 의사를 밝혔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응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MC: 북한은 개회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고위급 대표단을 보냈는데요. 평창 현장에 나와 있는 해외언론들 사이에서는 어떤 반응들이 나왔습니까?

노재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의 고위급 인사들이 만난 것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평창에 있는 해외 언론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남북이 고위급 회동을 한 것에 대해선 의미있는 만남으로 보고 있지만 미국의 초강경 대북제재 속에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국면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물론 북한 선수단이 올림픽 정신을 살려 참가한 것에 대해선 매우 환영했으며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서 한국을 방문한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그리고 김영철 당 부위원장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왜냐하면 이들 3명이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에 오른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MC: 북한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선수단 외에도 예술단을 파견해 강릉과 서울에서 2차례 공연을 펼쳤는데요. 북한 예술단의 방한은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언론이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았습니까?

노재완: 네,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 공연은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에 열렸는데요. 당시 북한 예술단은 북한 노래부터 한국 노래 그리고 유명 고전음악(클래식)까지 다양한 노래와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던 삼지연관현악단의 정체가 이날 공개된 셈입니다. 북한 예술단은 이번 남한 공연을 위해 조직된 일종의 ‘프로젝트 악단’이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북한 예술단이 부른 노래 중에는 북한 체제선전 노래로 알려진 ‘달려가자 미래로’도 있어 한국에서는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MC: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던 북한 응원단 얘기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북한 응원단은 올림픽 기간 평창과 강릉을 오가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죠?

노재완: 네, 북한 응원단은 여자 빙상호케이 남북단일팀 경기를 중심으로 북한 경기가 있는 날엔 어김없이 경기장을 찾아 자국 선수들을 응원했고요. 경기가 없는 날에도 평창과 강릉, 인제, 원주 등에서 취주악단 공연을 펼쳤습니다. 연일 강행군을 이어간 북한 응원단은 매우 조직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북한 응원단의 숙소는 베일에 가려 있을 정도로 외부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는데요. 아시는 것처럼 숙소는 올림픽 열리는 평창과 강릉이 아닌 자동차로도 1시간 이상 걸리는 인제에 마련했습니다. 북한 응원단은 응원과 취주악단 공연을 할 때 외에는 한국 사람들과 거의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다가가서 인사하고 말을 건넸지만 좀처럼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선수들을 인솔하는 한 임원과 얘기를 했는데 한국에서 보내주는 편의와 성의에 감사하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남한 관람객들은 북한 응원단이 남한 응원단과 어울리기보다는 그들만의 응원을 하는 모습에 다소 아쉬워하기도 했습니다.

MC: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북한의 성적은 부진했죠?

노재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북한 선수단은 메달을 하나도 따내지 못했습니다. 북한 선수들의 기량은 세계 정상권과는 거리가 멀었는데요. 사실 피겨스케이팅, 즉 휘거 종목에 출전한 렴대옥-김주식 조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제공한 특별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이번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은 성적보다는 참가 자체에 의미를 뒀다고 봐야 합니다.

MC: 반면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한국은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죠?

노재완: 네,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로 종합 7위에 올랐습니다. 4년 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때보다 무려 9개나 더 많은 메달을 획득했는데요.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것과 관련해 해외 언론은 한국이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을 제치고 아시아 최고의 동계 체육 강국으로 발돋움했다며 극찬했습니다.

MC: 3월에는 또 패럴림픽, 즉 장애인올림픽이 평창에서 열리는데요. 북한은 이번 평창패럴림픽에도 선수단을 파견하죠?

노재완: 네, 북한은 이번 평창패릴럼픽에 2명의 선수를 파견할 예정인데요. 평창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는 노르딕스키의 마유철과 김정현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이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개막에 맞춰 북한이 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는 패럴림픽이지만 패럴림픽을 계기로 북한이 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27일 패럴림픽 관련 남북 실무회담이 열리는 만큼 회담 결과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MC: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평창에 나가 있는 노재완 기자를 연결해 평창 동계올림픽을 정리해봤습니다. 노재완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노재완: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