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북제재와 코로나사태에다 자연재해라는 3중고로 인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있는 북한주민들이 동짓날(12.21)을 맞으며 동지팥죽을 준비해 올 한해 불행했던 액운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주민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 의주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1일 "동짓날(12.21)을 맞으며 길거리와 장마당에는 팥죽 재료를 파는 장사꾼들이 줄지어 앉아 있다"면서 "코로나사태로 극심한 생활난이 지속되고 있는 속에서도 동짓날에 동지팥죽을 쑤어 한 해의 액운을 떨쳐버리려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동짓날은 해마다 보내던 동짓날보다 조금 다른데, 주민들은 동지팥죽을 단순한 음식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동지팥죽 안의 동지알(새알심)을 자기 나이만큼 먹으며 올 한 해 불행하고 억울했던 일들을 말끔히 씻어버리는 액땜을 기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동짓날 주민들이 마음속에 담고 있는 액땜 풀이중에는 코로나 사태와 자연재해까지 겹쳐 이중 삼중의 생활고로 시달리는 주민들은 외면하고 민생보다 먼저 당의 방침이나 코로나방역을 내세우면서 주민들을 잡아들이고 처벌하는 당국의 행태에 대한 저주도 포함되어 있다"면서 "내년에는 정말 험한 세월(김정은 체제)이 끝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담겨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현재 장마당에서 동지팥죽에 들어갈 찰수수 동지알(새알심)은 한 키로에 내화 2500원, 찰수수반죽 덩어리는 한 키로에 2000원, 참팥은 4500원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해마다 동짓날이 오면 주민들은 아무리 살기 어려워도 동지팥죽을 한가마 쑤어놓고 동네사람들끼리 나누어먹으며 한해 개인 간 쌓였 던 오해도 풀고 한 해의 액운을 멀리 보내는 정을 나눈다"면서 "우리 민족 전통행사인 동지팥죽 모임이 여기(북한)서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망년회의 의미를 갖 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올해 동짓날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 같다"면서 "고난의 행군때 보다 더 힘든 생활고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동지팥죽 쑤어놓고 이웃과 나눠먹으며 올 한 해의 액운을 불러온 귀신을 쫒아내고 새해에는 잘살게 해달라고 기원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그 귀신이라는 게 코로나사태로 악화될대로 악화된 민생은 돌보지 않고 걸핏하면 사법기관을 동원해 주민들과 간부들을 잡아들이고 처형하는 꼭대기(최고지도자)를 말한다"면서 "지금 당국에 대한 주민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어 이 상태가 내년까지 지속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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