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결산인터뷰: 유엔안보리] 문성묵 센터장 “중·러, 북 뒷배 역할…국제사회 단일대오 구축해야”

RFA 서울 오피스에서 문성묵 센터장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RFA 서울 오피스에서 문성묵 센터장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 RFA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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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연말을 맞아 2022년 한 해 동안의 북한 관련 이슈를 결산하는 전문가 인터뷰를 마련했습니다.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 결산 인터뷰.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2022년 추가 대북제재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유엔 안보리와 관련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의 인터뷰 보내드립니다. 문 센터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국제사회에서 단일대오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의 한도형 기자가 문성묵 센터장을 만났습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기자: 중국, 러시아가 올해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대북제재 움직임에 대해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센터장님께서는 중국과 러시아가 이러한 입장을 나타내게 된 배경에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그 배경은 사실 국제관계 질서와도 연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방위적인 갈등 상황이 전개되고 있죠. 대만 문제도 있고 신장 위구르 문제도 있고. 특히 러시아 같은 경우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영광을 회복하겠다는 뜻을 가지고 미국에게 도전하고 중국과 힘을 합쳐서 반미연대를 추구하고 있고 결국 금년 2월 달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했단 말이죠. 결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힘을 합쳐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조치에 대해서 사사건건 지금 방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자: 이러한 중국, 러시아의 태도가 북한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김정은이 이렇게 과거와는 달리 대담하게 도발을 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을 돕는 그것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북한이 불법 행위를 할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회의가 소집이 돼서 추가 제재를 하도록 하는 제재 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편을 들고 있으니까 김정은 입장에서는 부담 없이 발사할 수 있단 말이죠.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고요.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고 인정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에 하나가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이 그렇게 하는 이유가 뭘까요. 나는 보험을 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다시 말하면 내가 당신들을 지지해 줄테니 러시아는 안보리에서 나를 도와달라 나를 보호해달라고 요구하는 그런 거래라고 생각해요.

기자: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년 7차 핵실험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금과 같은 국제정세가 이어지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고 하면 유엔 안보리에서 유의미한 대북제재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사실은 중국과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북한을 두둔했지만 과연 핵실험까지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 라는 것이 우리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부분은 있어요. 특히 중국 같은 경우 국제사회에서 지지가 필요하단 말이죠. 과연 중국이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유엔 안보리에서 똑같이 북한 편을 들 수 있겠는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일부 의구심을 갖고는 있지만 아마 제가 볼 때는 지금까지 보여준 중국의 입장으로 봤을 때 북한 편을 또 들어줄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더 높아보입니다. 결국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추가 제재 결의가 유엔 안보리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기자: 북한이 내년 7차 핵실험을 한다고 해도 중국,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추가 대북제재에 소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전망하셨습니다. 이들이 바라는 한반도 정세는 무엇일지 속내에 대해 짐작되시는 바가 있으실까요?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도 (인도네시아 현지시간으로 11월 1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의 추가 핵실험 등 잘못된 행동을 중국이 막아야 한다, 중국이 역할을 제대로 해야 된다는 요구를 했는데 시진핑이 동문서답을 했거든요. 다시 말하면 북한의 합리적 우려를 미국이 고려해야 된다는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중국의 근본 의도는 한반도 특히 우리 대한민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거나 또는 미국을 떼내고 과거 중국이 오랫동안 한반도에서 주도권을 행사했던 그 영향력을 회복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예요. 사실 북한도 결국 우리 대한민국에서 미국의 세력을 떨어내는 것이 북한의 목표란 말이죠. 중국의 이익과 일치하는 얘기를 북한이 대신해 주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중국으로서는 아주 좋은 거죠. 그래서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는 것이고 또 (북한이라는 존재는) 협상의 지렛대가 되는 거란 말이죠. 다시 말하면 대만 문제라든지 신장 위구르 문제라든지 미국이 중국을 향해서 압박하고 견제하는 그런 조치들을 하나하나 차단하기 위해서 북한이라는 전략적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건 러시아도 마찬가지죠. 그러니까 중국과 러시아는 자신들의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지렛대로서 북한의 군사력 제고가 도움이 된다, (이익이) 일치한다 이렇게 보는 것이죠.

기자: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사실상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실효성이 낮아지게 된다면 미국, 한국을 비롯한 자유주의 진영에서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무엇일까요?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가 안 된다면 결국 중국과 러시아를 뺀 나머지 국가들, 한미일은 물론이고 EU 등 서방국가들이 힘을 합쳐서 아마 독자제재를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미국 같은 경우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발동할 가능성이 있죠. 그동안 미국 경제 사정이 어려웠기 때문에 사실은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유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한다면 그렇게만 하기는 아마 어려울 거예요. 그 다음에 전략자산의 추가 배치를 아마 고려할 겁니다. 중국이 우려하는 중거리 미사일이라든지 또는 기타 전략자산을 괌이라든지 또 일본이라든지 뭐 나아가서는 우리 대한민국의 배치하는 것도 아마 고려할 가능성이 있겠지요. 특히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나갈 가능성이 있어요. 한미일 연합훈련 같은 것들을 강화한다면 그게 모두 인도태평양 전략의 일환이고 그것은 결국 중국 등을 견제하는 것과 연관되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달갑지 않죠. 중국과 러시아의 국익에 침해가 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조치들을 아마 검토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마지막 질문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유엔 안보리 무용론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국제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여쭙습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가장 중요한 것은 서방세계가 단일대오 다시 말하면 강력한 통합과 공조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한미일이 공고하게 하나가 되고 또 EU 등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추구하는 나라들이 하나가 되어서 중국과 러시아에게 북한 편을 들고 불법행위를 두둔하고 권위주의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그것은 결코 중국과 러시아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 오히려 UN의 헌장과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원칙에 함께 따라가는 것이 중국과 러시아의 국익에도 일치한다는 인식을 갖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중국과 러시아의 입장이 단기간에 바뀔 것 같지는 않아요. 국제사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이렇게 가서는 안되겠다는 목소리가 굉장히 커진다면 UN을 다시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것, 예를 들어서 UN을 해체하고 다시 헌장을 재제정하는 그런 조치들을 할 수 있을지를 아마 전반적으로 국제사회가 검토하게 될 것입니다.

기자: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RFA 2022년 결산인터뷰. 내일은 그 두 번째로 북한 인권과 관련해 제임스 히난 유엔인권사무소 소장의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도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