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RFA 10대 뉴스 ⑦] 공무원 피살 진실공방·어부 강제북송

0:00 / 0:00

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2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일곱번째 시간은 심재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 심재훈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네.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이번 시간에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진실공방'과 '탈북어민 강제 북송 논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2020년 9월 사건 이후 지속되고 있는 공방인데요. 2년 3개월 넘게 이어지는 사건이어서, 발생부터 들어야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사건 발생 시점으로 가보겠습니다. 2020년 9월 21일입니다. 한국 해양수산부 어업지도관리단 소속 무궁화호에서 근무하던 공무원 이대준씨가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습니다. 30시간 가까이 지나 33km 떨어진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지만,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군 당국과 해경은 이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하다 변을 당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올해 6월, 국방부와 해양경찰은 '자진 월북 근거가 없다'며 입장을 번복했습니다.

앵커 : 2020년 9월에는 '월북이다', 올해 6월에는 '월북 근거가 없다'... 그렇다면, 2020년 9월 한국 정부는 왜, 무슨 근거로 '월북'이라고 했나요?

기자 : 당시 월북 판단 근거는 북한이 이씨의 신상정보를 파악하고 있다는 것과 이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 이씨 발견지점이 해상표류 방향과 맞지 않다는 것 등이었습니다.

앵커 : 올해 6월, 월북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발표한 것은요?

기자 : 1등 항해사로 근무한 이씨가 해류를 누구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을텐데, 구명조끼와 부유물에만 의지해 월북했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당시 정부는 월북의 증거가 없는데도 월북이라고 단정하는 등 섣불리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앵커 : 네... 이렇게 진실이 봉인된 상황에서 유족들의 마음은 매우 괴로울 것 같습니다. 숨진 고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가 올해 9월 워싱턴DC에 왔을 때 심 기자가 직접 만나봤죠?

기자 :답답한 심정으로 워싱턴까지 온 이래진씨 앞에서 저도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래진씨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호소하려고 워싱턴에 왔는데요. 올해 9월 15일 DC에서 만난 이래진씨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친형 이래진씨 (지난 9월):국가가 해야할 일을 개인이 나라 밖에서 이야기한다는 게 가슴 아프고, 동생의 사건을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관심을 가지고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영김 의원이라든가 일본, 캐나다 의원들, 미 국무부 차관도 만났고, 한국 담당 국장, 인권대사도 만나서 동생의 사건과 관련해 메세지를 전달했습니다.

앵커 : 이래진씨는 뉴욕으로 가서 유엔 북한대표부에 진상규명도 요구했고, 오하이오주에 있는 고 오토 웜비어 부모 자택에도 방문했죠?

기자 : 네, 웜비어 부모와 만나 사법절차를 통해 북한 정권의 인권침해 책임을 묻는 방안에 대한 조언을 들었습니다. 북한 자산 몰수를 위한 법적 절차 등 정보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 이후 3개월 사이에 이 사건과 관련해 한국에서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진행상황 정리해주시죠.

기자 : 지난 9일 검찰이 문 정부 안보 라인 최고 책임자였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직권남용 및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2020년 9월 23일, 이씨 시신이 소각된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합참 및 해경 관계자들에게 사건 은폐를 위한 보안유지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래진씨는 12일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 힘 하태경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이래진씨는 서훈 전 안보실장 기소는 진실을 밝히는 시작이라며 문 전 대통령도 진실규명에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래진씨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1시간 전에 저와 전화 통화가 되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친형 이래진씨 (지난 12일): 지난 정권에서 국가가 조직적으로 동생을 월북자로 몰아갔고, 간첩으로 몰아가려고 했다가 들통난 상태이고요. 관련자들이 은폐를 했고, 국가기관,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될 끔찍한 짓을 했습니다. 북한도 비무장상태인 대한민국 공무원을 이유없이 살해했고 시신을 훼손한..

<브릿지> “여러분께서는 지금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보내드리는 2022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 올해 7월에는 한국 통일부가 문 정부 당시 일어난 '탈북어민 북송' 사건이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입장을 바꿨죠?

기자 :네. 통일부는 2019년 11월 이뤄진 '탈북어민 북송' 조치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2년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입장을 사실상 번복한 것입니다.

앵커 : 입장을 번복하면서 탈북어민 2명이 북한으로 송환될 때 사진을 공개했는데, 어떤 사진이기에 당시 이슈가 됐습니까?

기자 :통일부가 공개한 10장의 사진에는 포승줄에 묶인 채 안대를 착용한 탈북어민 2명이 판문점에 도착할 때부터 북한 측에 인계될 때까지 상황이 담겼습니다. 이들 중 1명은 군사분계선에 다다르자 상체를 숙인 채 얼굴을 감싸며 군사분계선을 넘지 않으려고 강하게 저항하는 장면도 담겼습니다.

앵커 : 인권단체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텐데요. 국제사회 반응 어땠습니까?

기자 :사진을 본 인권단체들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측에 어민 2명의 생사확인을 요청해야 한다고 했고요.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들 모두가 한국 국민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한국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 네.. 그러면, 사건이 발생한 2019년 11월 당시 상황 자세하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 2019년 11월 2일 탈북 어민 2명이 나포돼 동해 군항으로 이송된 뒤 11월 7일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됐습니다. 탈북 어민 2명은 동료선원 16명을 살해한 뒤 동해상에서 남하를 시도하다 한국 당국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동기와 준비과정,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봤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 당시에도 탈북어민 북송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았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례를 들면, 2019년 11월에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한식당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 간담회가 열렸는데요. 탈북자 박상학씨가 피켓을 들고 행사를 중단시키는 일도 있었습니다. 박상학씨는 주최측에 의해 끌려나가기도 했는데요. 당시 현장 상황 들어보시죠.

박상학 탈북자 (2019년 11월): 현장음, 탈북청년 강제북송시킨 김연철...!

앵커 : 당시 분위기가 험했군요.. 이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이 올해 9월에는 검찰에 소환됐죠?

기자 : '귀순 어민 강제 북송'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은 9월 20일 김 전 통일부 장관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검찰은 2019년 11월 문 정부 청와대가 탈북어민 2명이 귀순의사가 있는데도 합동조사를 법적 근거 없이 조기 종료시키고 강제로 북한에 돌려보낸 의혹을 수사했습니다. 검찰은 9월 김유근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과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3차장도 소환조사했고, 8월에는 서호 전 통일부 차관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심재훈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2년 10대 뉴스 일곱번째 시간, '공무원 피살 진실공방'과 '어부 강제북송'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유엔 특별보고관∙북한인권대사 대북인권 공조 박차' 편을 보내드립니다.

기자 심재훈,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