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2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여섯번째 시간은 조진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조진우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네.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오늘의 주제는 북한 정권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와 군복, 노동자 등을 지원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막힌 돈줄을 확보하려한다는 소식이군요. 미국 국방부가 지난 9월 러시아가 무기를 사들이기 위해 북한에 접촉하고 있다는 정황을 입수했다고 밝히며 이 같은 사실이 처음 알려지게 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미국의 일부 언론에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로켓과 포탄을 구매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온바 있는데,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이 관련 징후가 있다고 확인한 겁니다.
라이더 대변인 (지난 9월):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에 탄약을 요청하기 위해 접촉해 왔다는 징후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당시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러시아 국방부가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할 수백만 개의 로켓과 포탄을 구매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영국정부도 러시아가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이란 같은 국가로부터 무기를 지원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앵커 : 북한은 러시아에 대한 무기 수출 의혹에 대해 처음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다 자세를 바꿔 이를 전면부인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첫 의혹이 제기됐을 당시에는 아무런 입장을 보이지 않다가 2주가 지난 후에야 북한 국방성 명의로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북한은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며 의혹을 정면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부분 동원령을 내리는 등 정세가 바뀌자 북한이 태도를 바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북한군사연구실 이호령 책임연구위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호령 (지난 10월): 그 즉시 반박을 하지 않고 시간을 들이다 동원령 발표가 있고 나서 발표(반박) 한 점을 봤을 때, 북한도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주는 정책이 북한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 이후에도 미국이 거듭 의혹을 제기하면 북한이 다시 이를 부인하는 상황이 반복됐죠?
기자 :그렇습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11월 초 북한이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자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서 제공했다는 정보를 받고 있다며 거듭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제3국을 행선지로 위장해 포탄을 보낸 징후를 발견했다며 구체적인 정황도 소개했습니다. 커비 조정관의 말을 들어보시죠.
커비 조정관 (지난 11월):지난 발표와 다른 점은 북한이 러시아에 은밀히 포탄을 공급하고 있다는 징후를 발견했다는 겁니다. 북한은 중동, 아프리카 등 제3국을 통해 포탄의 선적을 은폐하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즉시 국방성 군사대외사업국 부국장 담화를 통해 미국이 제기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설을 재차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앵커 : 북한의 이 같은 무기 공급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아닌가요?
기자 : 맞습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탄약 등을 구입하는 것이 유엔 대북제재 위반이냐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중대한 위반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당시 제재위 전문가단의 에릭 펜턴-보크 조정관은 러시아가 북한의 군수품과 군사물자를 구입하는 것은 분명히 유엔 대북제재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며 전문가단은 이 주장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으로부터 탄약이나 로켓, 포탄 등을 구입하는 것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지난 9월): 유엔대북제재 결의 1718은 북한이 탱크, 포탄, 미사일과 같은 중무기들을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 뒤에 나온 결의 1874와 2270은 이를 확대해 소형무기 등 북한의 모든 무기와 군사기술 자문도 금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 2022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앵커 : 이 와중에 최대 5만명의 북한 노동자가 러시아 건설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는 소식도 있었죠?
기자 : 네. 마라트 쿠스눌린 러시아 부총리가 지난 9월 북한 노동자를 러시아 건설 시장에 투입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특히 러시아는 북한 노동자들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분리 독립을 주장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 재건사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인데요, 구체적으로 쿠스눌린 부총리는 북한 건설회사들이 이들 공화국 재건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제안서를 러시아 측에 보내왔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앵커 :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북한의 무기수출처럼 북한 노동자의 해외 노동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위반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2017년 채택한 대북결의 2397호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자국 내 노동자를 2019년 12월22일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합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을 차단하기 위해섭니다.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의 에릭 펜텐-보크 조정관도 당시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러시아의 찬성도 포함해) 만장일치로 통과한 유엔 제재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무부의 엘리엇 강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최근 미 연구기관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들이 자국 내에서 일하는 것을 계속 허용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강 차관보 (지난 1일): 가령,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거스르면서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자국 내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계속 허용하고 있습니다.
앵커 :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 군복을 제작해 수출하면서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면서요?
기자 :지난 달 자유아시아방송의 단독 보도로 알려진 내용인데요. 보도에 따르면 최근 북한은 러시아 군인들의 군복제작을 주문 받아 생산하고 있습니다. 임가공 형식으로 제작된 군복은 지난달 초 운행을 재개한 북러 화물열차로 러시아에 수송하게된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힌 겁니다. 문제는 이 같은 북한의 섬유수출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북제재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지난 2017년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의류 임가공을 포함한 북한의 섬유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이 나오자 한국 외교부는 러시아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 전문가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군복, 노동자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요? 또 이를 막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강력한 대북 제재와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이 상황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러시아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이신욱 연구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신욱 (지난 10월):가장 문제가 되는 게 이미 외화를 다 소진해서 북측에서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세계적인 에너지 가격이 높아지며 러시아는 상당한 무역 흑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외화를 흡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바로 러시아에 대한 무기 대여 혹은 군을 파병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북한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국내 경제상황 악화로 외화를 벌 수 있는 길을 늘 찾고 있기 때문에 탄약을 러시아에 팔거나 아니면 다른 장비나 곡식과 교환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북한은 역사적으로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시대부터 러시아의 부채를 탕감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북한의 무기 공급은 전략적 결정이 아니라 경제적 결정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 국방정보국 출신 브루스 벡톨 미 엔젤로주립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에서 북한의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붕괴시켜 돈줄을 차단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벡톨 교수 (지난 11월) : 가장 쉬운 방법은 북한의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붕괴시키는 것입니다. 매우 어렵지만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불법 금융 네트워크를 추적하기 위한 자원을 기꺼이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이러한 (무기) 판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그들의 능력(불법 금융 네트워크)을 차단한다면 그들은 이러한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 네 조진우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2년 10대 뉴스 여섯 번째 시간, "돈벌이에 성역 없다" 우크라전에 발담그는 김정은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어부 강제북송' '공무원 피살' 진실 공방' 편을 보내 드립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이상민,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