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22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 두 번째 시간은 홍승욱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홍승욱 기자,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네, 준비해온 자료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네, 2022년에도 계속된 북한의 무력도발이 오늘 주제인데요. 올해는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이 유난히 자주 들렸어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도 성공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18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단 분리와 정상비행까지 이뤄진 성공적인 발사였는데요. 일반적인 경우보다 큰 각도로 발사됐지만, 정상 발사됐다면 1만5천km까지도 비행할 수 있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미국 본토가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 대통령실이 당시 내놓은 입장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실 부대변인 (지난달 18일):북한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긴밀한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유엔 및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다.
그보다 앞선 같은 달 3일을 비롯해 북한은 올해에만 여러 차례 ICBM이나 그렇게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는데요. 특히 올해 초 발사 때는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위한 시험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연말에는 공식적으로 ‘ICBM 부대’를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관영매체를 통해 시사하는 등 태도 변화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ICBM이 특히 위협적인 이유는,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핵탄두를 실어 먼 거리를 비행해서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이른바 ‘전략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앵커 :북한 미사일 도발 소식,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들렸지만 올해는 유독 자주 있었던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먼저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이 지난 8일 2022년 북한 도발을 분석한 내용을 들어보시겠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8일 '김정은 시대 북한 변화의 리얼리티' 토론회): 2022년에만 모두 39차례를 쐈습니다. 조사 기간인 지난 38년 가운데 연간 최대 활동 기록수를 보였습니다. 2022년에 월등히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16년, 2017년 한참 활동량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를 상회하는 건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들으신 것처럼 올해 북한의 미사일 활동이 역대 가장 활발했다는 분석입니다.
도발 유형도 다양했는데요. 앞서 말씀 드린 ICBM을 비롯해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나 순항미사일 같은 재래식 전술무기 시험 발사도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특히 미사일을 열차나 저수지에서 발사하는 등 여러 종류를 시험하려는 의도가 뚜렷했는데요.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온 무기 개발 과정의 연장선상으로, 그 완성도를 더해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앵커 :미사일 뿐 아니라 포 사격이 잦았던 것도 올해 보였던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은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이틀 동안 남북 군사합의에 따른 해상 완충구역으로 포병 사격을 감행했습니다. 명백한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인데요.
5일에는 동·서해상 완충구역으로 실탄 130여 발을, 6일에는 오전에 90여 발, 오후에 10여 발 등 모두 100여 발을 발사했습니다.
그에 앞서 지난달 3일에도 강원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 완충구역 안으로 80여 발을 쐈고, 지난 10월에는 이틀에 걸쳐 3백50여 발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한국 군 당국이 내놓은 입장 들어보시겠습니다.
강호필 한국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 (지난 10월):이번 북한의 동서해 완충구역 내에서의 포병사격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각각 9·19 군사합의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심각한 도발행위이다.
이렇게 북한은 무기 종류,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한 해 동안 도발을 집중해왔는데요. 이제는 더 공세적인 도발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도발을 한 뒤에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죠?
기자 :북한은 자신들의 무력 도발에 대해 숨기거나 합리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공개하고 공세를 더 강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달 ICBM 발사에 성공한 이후 자신들이 ‘행성 최강의 ICBM을 보유하고 있다’며 “후대를 위해 '핵병기'를 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요. 발사에 성공한 날이 역사에 남을 것이라며, 핵 선제타격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이달 초에는 북한에서 우표를 발행하는 조선우표사가 연말 기념으로, 핵미사일과 열병식을 기념하는 우표를 공개하기도 했고요. 김정은 총비서는 지난달 ICBM 발사 현장에 딸을 데리고 나타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무엇보다 북한은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른바 ‘핵무력 법제화’, 그러니까 공세적인 성격의 핵무력 정책을 법령으로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도 올해 있었던 큰 변화였죠?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핵무기 전력인 '핵전력' 사용 정책을 법제화해 공개함으로써 핵을 보유하겠다는 주장을 강화하고,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노선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북한은 특히 사실상 모든 환경에서 선제적인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도록 핵무기 사용 조건을 포괄적으로 명시했습니다. 이에 유엔총회에서는 이달 초 북한의 추가 핵실험 자제를 촉구하고 핵무력 법제화를 우려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들이 압도적으로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렇게 올 한 해 동안 집중됐던 미사일 도발로 북한이 얻은 것은 뭐가 있을까요?
기자 :이와 관련해서 미국과학자연맹(FAS)의 국방태세프로젝트 책임자인 애덤 마운츠, 그리고 김정섭 세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전술핵 사용을 위한 문턱이 경악할 정도로 낮아졌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북한이 기존의 반격 수단이라는 입장에서 훨씬 더 광범위한 상황에, 훨씬 더 초기 단계의 갈등에서 핵을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란 분석입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도 이달 초 내놓은 보고서에서 북한의 미사일 전력이 올해 들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는데요. 다양한 미사일을 계속 시험하는 과정에서 신뢰성과 정확성이 높아졌고, 역내 미사일 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는 능력도 개선됐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핵실험에 대해서 한번 알아볼까요? 7차 핵실험이 올해 실시될 거란 관측이 많이 나왔는데, 일단 미뤄진 분위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이미 마쳤다는 분석은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지난달 한국 통일부가 내놓은 입장 들어보시죠.
조중훈 한국 통일부 대변인 (지난달 28일):핵실험과 관련해서는 현재 임박한 징후는 없지만 한국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만 있으면 북한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 시기를 두고 지난달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전후에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는데, 실제로 이뤄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핵실험을 실시했을 때 그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을 계산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상황적, 기술적 여건이 마련되는 내년쯤에는 핵실험이 실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일단 한미일 등 당사국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 전례 없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일찌감치 밝힌 상황입니다. 특히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지난달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어리석을 결정이 될 것이라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미일 3국 북핵수석대표는 일주일 쯤 전인 지난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나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제한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하자”는 데 합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홍승욱 기자 잘 들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2022년 10대 뉴스 두 번째 시간, '끝 모를 무력도발에 핵무력 법령화까지'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강 대 강' 대치 한반도..실종된 남북∙미북 외교 편을 보내 드립니다.
기자 홍승욱,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