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가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계정을 또 다시 폐쇄했습니다. 유튜브는 미국 제재법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5일 그동안 북한에 대한 선전을 담당했던 ‘북한 평양방송 서비스’(Pyongyang Broadcast Service-D.P.R. of Korea.)의 유튜브 계정이 해지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해당 계정은 4일까지는 이용이 가능했었으나 현재는 접속이 불가능하며 공유된 영상도 모두 삭제된 상태입니다.
‘북한 평양방송 서비스’는 평양모란편집사에서 운영하는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 방송 영상 등을 공유하는 계정으로 구독자는 6만5천여 명, 동영상 650여 개, 누적 조회수는 1천만 회가 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7년 9월26일 유튜브에 등록된 이 계정의 첫 화면 상단에는 인공기와 ‘조선의 오늘’, ‘평양 편집국’(Pyongyang Editorial Bureau)이라는 소개와 함께 김일성, 김정일, 김정숙의 초상화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또 이 계정의 설명란에는 조선민주주의공화국 조선콤퓨터쎈터라는 이름과 함께 북한 전화번호와 확스(팩스) 번호, 전자우편(이메일) 주소,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링크가 공개돼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유튜브를 관리하는 구글(Google)의 아이비 최(Ivy Choi) 대언론 담당 (Policy communications manager)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채널이 개인이나 채널을 사칭하려는 콘텐츠를 금지하는 명의 도용 정책을 위반해 삭제했다”고 밝혔습니다.
(We removed one channel for violating our impersonation policy, which prohibits content intended to impersonate a person or channel.)
이어 그는 “구글은 관련 미국 제재법을 준수하고 서비스 약관에 따라 관련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에 따라 해당 채널을 종료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dditionally, Google is committed to compliance with applicable US sanctions laws and enforces related policies under its Terms of Service, and we terminated one channel consistent with these policies.)
다만 그는 누가, 누구의 명의를 어떻게 도용한 건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유튜브 계정을 북한 당국이 직접 운영했거나 운영을 지원했던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인터넷 자료가 자동으로 저장되는 미국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 등을 조사한 결과, 이 유튜브 계정 운영자가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트위터'(Twitter)와 '페이스북'(Facebook)에도 계정을 운영하며 해당 유튜브 계정을 홍보했는데, 이 계정에 등록된 운영자의 이메일 주소( rodnmx@star-co.net.kp)에 북한 최상위 국가 도메인 코드(.kp)가 포함돼 있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국가 도메인은 해당 국가에 부여된 고유 코드로 각 정부의 국가기관 혹은 국가로부터 위탁받은 민간기관에서 관리하며, 대부분의 경우 사설 도메인과 달리 해당 국가의 국민이나 법인, 상표권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등록이 가능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해당 운영자 이메일로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유튜브가 추가로 북한 관련 계정을 강제 폐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달 16일 ‘북한 평양방송 서비스’ 외에도 다수의 북한 관련 계정을 구글에 공유하고 이 계정들이 운영정책을 위반하지 않았는지 등을 문의한 바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구글은 “관련 계정들을 살펴보겠다”(We will take a look at these)고 답한지 나흘만에 북한 대외선전 매체 ‘우리민족끼리’ 유튜브 계정을 폐쇄했습니다.
이처럼 유튜브의 북한 채널 폐쇄는 최근 수년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우리민족끼리 계정도 삭제와 재개설을 반복하고 있으며 북한의 국영 언론매체인 ‘조선중앙TV’ 방송 영상과 북한 드라마, 영화 등을 전하는 ‘붉은별TV’ 계정도 몇 차례 폐쇄와 재개설을 반복하다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주로 북한의 일상을 전하는 계정 '뉴 DPRK(NEW DPRK)'는 2019년 10월 개설된 이래 구독자 2만3천여 명을 확보하는 등 차단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기자 조진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