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당국은 그간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를 이용해 적극적인 선전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유튜브 계정들이 폐쇄됐다 개설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2020년 여름 북한 당국이 개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 선전 유튜브 '에코 오브 트루스(Echo Of Truth)'가 폐쇄된 후 지난 12월 이 계정의 진행자인 북한 여성 '은아'는 새로운 계정 '에코 오브 트루스 리턴즈(Echo-of-Truth-Returns)'로 재등장했습니다.
5일 자유아시아아방송(RFA) 조사 결과 지난달 22일 유튜브 삭제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영상을 올렸던 이 새로운 계정 역시 '구글의 이용약관을 위반해 계정을 폐쇄한다'는 설명과 함께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 선전 계정이 개설한 지 2주 만에 또 다시 삭제 조치를 당한 겁니다.
유튜브 측은 이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 논평 요청에 5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당시 '은아'가 유튜브 계정 삭제 조치 이후 자신의 계정을 도용해 만든 동명의 계정이라고 주장한 계정은 여전히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계정의 개설 지역은 '한국(South Korea)'으로 표시됩니다.

지난해 6월 폐쇄됐던 또 다른 북한 선전 유튜브 계정 '붉은별TV' 역시 지난해 11월 20일부터 다시 계정을 개설해 활동 중입니다.
러시아에 기반을 둔 '붉은별TV'는 조선중앙텔레비전 보도 영상 등을 공유하는 계정입니다.
이 계정에는 지난달 14일 첫 게시물을 시작으로 5일까지 약 30개의 동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특히 새로 개설된 '붉은별 TV' 계정 이름 옆에는 '구글, 우리가 다시 왔다(Ah Google, here we go again)' 문구가 추가됐습니다.
구글의 계속되는 삭제 조치에 맞서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유튜브 측은 기존 북한 선전매체 계정 삭제 조치에 대해 구체적인 기준이나 이유는 밝히지 않고 다만 "서비스 이용 약관이나 커뮤니티 지침을 위반하는 계정은 무효화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해 왔습니다.
북한 정보통신 관련 웹사이트 '노스코리아테크'의 마틴 윌리엄스 편집장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유튜브의 불법 저작물 감시 프로그램으로는 새로 개설되는 북한 선전 계정을 매번 찾아내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유튜브가 사용하는 자동 불법 저작물 감시 프로그램은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선정적인 내용물 등 불법으로 규정된 영상물을 검색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게 윌리엄스 편집장의 설명입니다.
그는 과거 조선중앙텔레비전 유튜브 계정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즉 최상급축구연맹전을 저작권 없이 방송하다가 영구 삭제된 사례를 언급했습니다.
윌리엄스 편집장: 유튜브는 누가 직접 찾아내는 게 아니라 불법 저작물 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저작권 없이 방송되는 채널(계정)을 폐쇄시켰습니다. 사실, 내용물이 불법이 아닌 이상 북한 관련 내용이라 하더라도 크게 신경쓰진 않을 겁니다.
해당 계정에 대한 조사나 삭제 요청이 별도로 접수되지 않는 이상 북한 외 지역에서 개설된 북한 선전 매체 계정들은 계속 개설될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7세 북한 여아가 등장해 관심을 끌었던 선전 유튜브 계정 '뉴 디피알케이(NEW DPRK)' 역시 2019년 10월 개설된 뒤 현재까지 약 4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며, 삭제 당하지 않고 꾸준히 운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