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출신 일본인 프로레슬러 “역도산” 영화 곧 개봉

남한 영화 “역도산”이 오는 15일 개봉할 예정입니다. 이 영화는 지난 50-60년대 일본에서 신화와 같은 존재였던 북한 출신 프로레슬러 “역도산”의 치열했던 삶을 자세히 그리고 있습니다.

역도산은 레슬링 하나로 일본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신화적인 일본의 프로 레슬링 선수입니다. 동시에 북한 함경남도 태생인 그는 출세를 위해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죽을 때까지 숨기고 성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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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산 영화 홍보물

영화는 39살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역도산의 이러한 파란만장한 인생 역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본명이 김신락인 역도산은 1924년 북한 함경남도 고흥에서 태어났습니다. 이미 17살 때 북한 씨름 대회에서 실력을 보여준 역도산은 한 일본 경관의 권유로 일본으로 건너가 스모선수가 됩니다.

그러나 그는 순수 일본인이 아닌 조선인으로서 최고의 스모선수가 될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하고 맙니다. 술과 싸움으로 나날을 보내던 역도산은 운명처럼 레슬링을 접하게 되고 미국으로 건너가 프로레슬러가 되어 일본으로 돌아옵니다.

영화는 역도산이 프로레슬링 첫 경기에서 거구의 미국 선수를 때려눕히면서 절정에 이릅니다.

그의 승리는 2차 세계대전의 패전 이후 상실감에 빠져있던 일본 국민들을 열광시키고, 그는 ‘천황아래 역도산’이라고 불리며 일본의 영웅이 됩니다. 그러나 영화는 북한 태생이라는 출신의 비밀을 안고 있는 그의 성공 이면에는 늘 외로움과 슬픔이 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일본과의 합작 영화인 이 영화는 실제감을 살리기 위해 총 제작비 약 1000만 달러를 들여 남한과 일본 현지 촬영을 했으며, 배우들의 대사도 90%이상 일본어입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은 남한 배우 설경구는 실제 역도산처럼 보이기 위해 몸무게를 23kg을 불리고, 레슬링 연기도 거의 대역 없이 해내는 등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주인공 설경구는 남한 언론과의 회견에서 역도산의 독백 중 “세상에서 가장 크게 웃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고향에서는 참 많이 웃었는데. 웃으면 조센징이 웃는다며 미쳤다고 하더라” 라는 대사를 읽으며 눈물을 펑펑 쏟았다며 역도산은 자신이 맡았던 어떤 역할보다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고 소외감을 많이 느꼈던 사람이다 라고 표현했습니다.

한편, 역도산에 대한 영화는 북한에서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북한 조선영화촬영소는 중국과 합작으로 중국 창춘 영화제작소에서 현재 ‘력도산의 비밀’을 촬영 중입니다. 북한은 지난 99년 역도산의 일대기를 그린 텔레비전 드라마 ‘민족의 사나이’를 방영해 주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끈 바 있습니다.

역도산은 김일성 주석에게 벤츠 자동차를 선물하기도 했으며, 김 주석으로부터 훈장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역도산의 딸 김영숙은 전 북한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박명철의 부인이기도 합니다.

이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