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강행 의사 공식화

북한이 3일 자위적인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겠다며 핵실험을 강행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남한 정부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즉각 핵실험과 관련된 북한의 동향과 징후를 포착하기 위한 경보체계를 강화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과학연구부문이 앞으로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날짜나 시간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외무성은 위임에 따라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밝혀 최고위층의 지시가 있었음을 내비쳤습니다.

외무성은 핵실험 방침이 자위적인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을 고립시켜 짓누르려는 미국의 정책이 최악의 상황을 몰고 오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외무성은 그러나 절대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핵무기를 통한 위협과 핵이전을 철저하게 막겠다고 밝혔습니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핵무기 축소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핵무기 철폐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했습니다.

남한 정부는 3일 청와대에서 안보 관계 부처 고위급 대책 회의를 열어 북한이 발표한 성명의 내용을 분석하는 한편, 북한의 핵실험에 대비해 이미 마련된 대응방안을 점검했습니다. 핵실험과 관련된 북한의 동향과 징후를 포착하기 위한 경보체계도 강화됐습니다.

남한정부는 미국과 중국 등 관련국들과의 협의에 들어갔고, 4일 아침에는 장관급 안보정책 조정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이 수차례에 걸쳐 북한의 핵무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지난달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임 언급한 바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영국 정부도 북한의 핵실험은 국제사회로부터 도발행위로 간주될 것이며 심각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프로프 외무장관 역시 북한이 핵실험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라프로프 장관은 북한이 섣부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북한 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