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포-서울 물류비가 남미-한국 물류비"

북한과 합영으로 평양대마방직공장을 세운 김정태 회장은 북한에서 기업활동을 하는 데 애로 사항으로 북한 사람들의 경제관과 과다한 물류비 등을 꼽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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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색의 장기화로 개성공단 기업들 사이에는 사업 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계속 늘어나는 경향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소기업남북경협교류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안동대마방직의 김정태 회장은 북한에서 기업 활동을 하기에 가장 어려운 조건으로 북한 사람들의 경제관을 꼽았습니다.

김 회장은 15일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중소기업 남북경협 활성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남북경협 정책토론회에서 "북한이 그동안 대북지원 단체를 통한 무상지원에 익숙한 나머지 경제적인 관념이 전혀 없다"면서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김정태: 20년 동안 너무 많이 도와주다 보니까 공짜로 주는 돈만 선호하지 정상적으로 기업의 돈으로 하나 만들고 같이 머리를 맞대고 싸워가면서 하는 것에 대해선 준비가 안 돼 있습니다. 그 정도로 북한은 경제 마인드가 없습니다.

김 회장은 북한이 합의 사항에 대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점도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이유로 꼽았습니다.

과다한 물류비와 전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김정태: 남포에서 서울로 오는 물류비가 남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용과 거의 비슷합니다.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전기의 경우 전압의 편차가 심해서 수변 발전 설비를 구축해야 하지만, 주파수 불량과 정전을 대비해 추가로 또 설비가 필요하다고 김 회장은 지적했습니다.

김 회장은 "남북교역 20년을 통해 100억 달러의 무역고를 이루고 8조 2천억 원의 대북 지원이 있었는데도 이런 기업 환경으로 100여 개 기업이 부도가 났다"면서 "남북 경협이 20년 만에 가장 어려운 상황에 처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에서 경제활동이 어려운 이유로 경제관념이 부족하다는 점과 물류비가 비싸고 전압의 편차가 심하다는 점 등이 지적됐지만, 현재 개성공단 기업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이런 이유보다는 남북경색 탓인 '장래에 대한 불안감 확대'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1월22일부터 사흘간 개성공단에 입주하거나 입주할 예정인 기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이 조사가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제한하는 12.1 조치 이전에 시행된 점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불안감은 더 커졌으리라 추정됩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개성공단기업협의회 문창섭 회장은 12.1 조치가 나온 이후 개성공단 기업들이 생산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문창섭: 출입 제한에 따라서 물류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12.1조치로 개성공단 출입인원과 차량 통행제한으로 말미암은 물류 차질로 납기 준수가 곤란한 그런 현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기업들이 납품기일을 지키기 어려운 것은 협력업체들이 심리적 동요로 원부자재를 안정적으로 조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문 회장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