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 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 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북한이 비상방역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해설 선전 경연까지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 '해설 선전',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안경수]북한에는 위생 방역과 관련된 시설인 위생 방역소가 있습니다. 각 시와 군에 있는데요. 그 위생방역소에서 주로 하는 업무 중 하나가 이 선전입니다. 최근에는 위생 선전 중 코로나 관련해 해설 선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2020년부터 각 직장 혹은 작업 현장을 찾아가 음향 기기까지 설치해 마스크 착용부터 시작해 교양 사업을 해주는 겁니다. 코로나가 만성화되고 길어질 거라고 예상을 많이 못 했잖아요. 그래서 1년이 지나도 계속되니 일반 주민들이 피로감을 느끼겠죠.그리고 세계적인 전파상황이나 심각성 등을 보여주는 편집물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해설 선전을 하는 겁니다.
[기자]그렇다면 해설 선전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안경수] 북한 당국에서 방역 해설 선전을 하며 '방역 의식이 안일하고 만성화되어 지지부진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높은 책임성을 계속 발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해설 선전의 목적은 전염병이 나타난 건 어쩔 수 없지만, 마음가짐이 바뀌고 피로감이 쌓이니 이를 방지하자는 사상을 주입하고 있는 겁니다. 원래 이 경연이 경쟁이란 말과 비슷합니다. 사회주의 체제는 내부 경연, 경쟁 등을 많이 합니다. 위생 의사 또는 진료소에 있는 의사들도 해설 강연에 같이 나가는데요. 중요한 점은 이러한 경연을 통해 의료 일꾼 상호 간 방역 열의를 높이는 것을 의도하고 있습니다. 방역 해설 선전을 받는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주민들 개개인이 각성하고 분발해서 국가의 제1 사업을 철통같이 지키자는 것이고, 이 해설 선전 경연은 이 해설을 하는 위생 '의사'들에게 경쟁하고 겨루라는 겁니다. 그래야 의료 일꾼이 각성하고 분발해 방역 강화에 이어지게 할 수 있다는 당의 의미죠.
[기자] '해설 선전 경연'은 의료진의 의식을 고취하자는 취지이고, 이것이 주민들에게 영향을 준다는 거군요.
[안경수]네, 결국 아래에서 책임감을 각성하고 위에서 의사들의 책임감도 각성하는 겁니다. 주민과 의사들의 책임감을 다 합쳐 각성시키는 겁니다. 하지만 본질적인 건 바뀌지 않았습니다. 손 씻기, 마스크 잘 쓰기, 소독하기 등이거든요. 해설 선전은 의료진들이 주민들에게 해설 선전 해줌으로써 주민들이 국가 앞에 책임감을 가지고 방역을 지키자는 (의식을 고취시키는 거죠).
[기자]네, 모든 의료 일꾼이 한 가지 이상의 실효성 있는 해설 선전 방법들을 내놓는다는 건데요. 이것이 방역 사업에 얼마나 효과적일까요?
[안경수]기존에는 의료 일꾼들이 주민 몇 명 대상으로 해설 선전을 했는지, 몇 번을 했는지 단순한 수치적인 것을 보고 평가했다면, 이제는 수치적인 면 보다 주민들의 방역 의식을 높이는 데 조금 더 효과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 한 가지 이상 자신만의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해설 선전 방법을 경연에 내놓으라는 겁니다. 한 사람의 의료 일꾼은 1~2가지 방법밖에 없지만, 여러 일꾼이 한 가지씩만 경연에 들고 와도 의료인들에게 꽤 도움이 되겠죠. 이런 경연을 하며 상호 간 배우는 거거든요. '저 의사의 선전 방법이 좋으니 나도 써볼까'라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죠. 수직적이 아닌 횡적인, 배울 기회가 되고 학습 마당이 됩니다. 이런 경연을 통해서 의사 상호 간 방역 열의가 높아져 주민들에게 방역 해설을 하는 데 있어서 효과적으로 더욱더 (주민들을) 각성시킬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기자]일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자료를 제공하는 등 방역사업 해설 선전을 진행한 적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것만으로 방역 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열의를 고취하는 데 부족했던 걸까요?
[안경수]권력의 의도는 주민들로부터 책임감 각성, 의사로부터 분발이 합쳐진 거죠. 하지만 이것이 주민들에게는 굉장히 일상적인 겁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선전이 일상화 되어 있잖아요. 방역 사업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모르겠습니다. 권력 입장에서 볼 때, 원래 주민들에게 방역 해설 선전을 하면서 자신의 책임감을 각성시키는 효과가 있는데요. 하지만 실제적인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게 저의 입장입니다. 해설 선전이 엉터리라서가 아니라, 너무 일상적이고 경쟁에 많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권력의 의도와 의료인력과 주민들이 받아들이는 게 같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역 사업 혹은 경연 사업을 해도 의료진과 북한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경쟁임에도 불구하고 압박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큰 효과는 없어 보입니다.
[기자]북한은 올 1월, '통제 위주의 방역'에서 '선진, 인민적인 방역'으로 전환을 시사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비상방역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들어 변화한 부분이 있었을까요?
[안경수]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근본적으로 변화된 부분은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백신 접종을 안 하고 있는 국가이기 때문에 통제 위주의 방역이 될 수밖에 없는데요. 결국 북한은 2020년 1월의 상황과 방역 대책이 달라질 수가 없습니다. 코로나19 (코로나비루스)가 만 2년이 넘었잖아요. 북한 주민들도 일상생활에서 코로나 방역에 대해 불편이 쌓이고 있어서 이름만 바꿨다고 생각합니다. 선진적인 방역은 진단과 치료의 의학 기술을 개발하자는 의미, 인민적인 방역은 인민들이 3년 동안 너무 불편을 겪어서 인민 친화적인 방역을 내세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자]오미크론에 이은 다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북한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북한의 낮은 백신 접종률과 면역 불확실성을 근거로 들었는데요. 실제로 지금까지 등장한 주요 변이 대부분은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겁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경수]한 전문가가 '북한같이 백신에 대한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면역력이 불확실한 곳에서는 새로운 변이에 진원지가 될 위험성이 있다'고 말한 것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짧게 인용한 건데요. 사실, 결국 두 가지로 의견이 나눠지고 있습니다. 맞다, '북한같이 백신 접근성이 떨어지고 면역력이 불확실한 곳에서 새로운 코로나의 변이바이러스가 생성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고요. 또 다른 의견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선진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지 않냐'고 반론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자]마지막으로 북·중 국경 개방 시기는 언제로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안경수]이 보고서에 더 중요한 시사점이 있는 것 같은데요. 결국에는 북한이 국경개방을 하고 서방 혹은 중국과 어떡하면 교류 협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짚었는데요. 중국이 지금 '제로 코로나' 정책을 쓰고 있잖아요. 조금이라도 징후가 보이면, 도시를 봉쇄해 버리지 않습니까.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나면 북한도 비슷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시기는 2022년 후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큰 당대회가 있는데요, 그 이후가 되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탈피해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 북한이 북·중 국경을 개방하지 않을까 예측했고, 저도 그 의견에 찬성하는 입장입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봉,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