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북한의 코로나19 방역을 지휘해온 리충길 국가비상방역 사령관의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데요. 새로 입수한 정보가 있으시다고요?
[안경수]국가비상방역 사령관 리충길은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서 과학과 교육을 담당하는 인물인데요. 국가비상방역 사령관은 모든 북한의 비상방역, 코로나 방역을 관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왜 리충길 이었을까' 생각했봤는데요. 알아보니 리충길이 수의학자입니다. 제 정보에 따르면 수의사 출신의 학자이고 수의학 연구소에도 오랫동안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다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그다음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에 들어가서 과학과 교육을 담당합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왜 이 사람을 국가비상방역 사령관에 임명했는지 생각해보면 코로나 국면에서 수의학계가 굉장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세계 첫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 화이자의 CEO(최고경영자)가 수의학자입니다. 앨버트 불라는 유명한 그리스 출신의 수의사인데요. 코로나도 인수공통전염병이지 않습니까. 수의학은 동물에서 유래하는 전염병에 대해서 연구를 오랫동안 해오고 있고, 굉장히 성과를 많이 내고 있는 핵심적인 항목인데요. '원 핼스(One health)'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하나의 전염병에 인간, 동물, 생물, 환경이 다 적용이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수의학 분야가 전염병 관련 백신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요. 즉, 세계적인 흐름에 북한이 따라간 거죠. 수의학자가 코로나19 관련 바이러스 백신 연구개발에 세계적으로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자]지난 1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북한의 홍역 환자는 6천19명,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는 7명으로 예상됐습니다. 실제 홍역 환자와 사망자 수가 아닌 추정치이긴 하지만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홍역 퇴치 국가'로 인증되지 않았습니까? 이는 국경봉쇄로 필요한 백신 재고가 부족해졌기 때문일까요?
[안경수]코로나 사태로 인해 전염병 예방 백신이 반입되지 못해 홍역 환자도 다시 발생했을 가능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통계를 온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추세적으로 홍역 환자가 많아졌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홍역은 예방접종 백신을 시작하면서 거의 퇴치가 되는데요. 구체적으로 보면 어느 시기에 홍역이 유행할 때가 있습니다. 2019년 일본에서 홍역 환자가 700여 명이 넘게 발생했거든요. 그 이후에 급감했어요. 일본은 2020년부터는 매해 10명 이하로 발생해요. 홍역이라는 건 퇴치되고, 북한도 (홍역을) 퇴치했다고 이야기하지만, 언제든지 유행이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입니다. 6천 명은 매우 많은 숫자인데요, 다시 발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북한도 접종이 굉장히 잘 되고 있었고, 발생확률이 굉장히 낮았었는데 코로나 이후에 통계가 나왔다고 하면 결국 코로나 때문에 예방백신이 (들어오는데)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홍역은 발생 환자가 없더라도 예방백신 접종이 잘 안되거나 관리가 소홀해지면 얼마든지 유행할 수 있다고 교과서에도 나와 있습니다.
[기자]북한이 중국 접경지역 자강도에 양의학과 더불어 한의학 처방을 함께하는 종합 약국을 신설했다는 소식입니다. 어떤 약국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안경수]자강도 강계시에 종합적인 약국이 새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북한 약국은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요, 그중 의약품관리소 소속 약국이라고 판단이 됩니다. 종합적인 약국인데요, 이 약국을 확대 편성해서 새로운 유형의 의약품관리소 소속 약국을 자강도 강계시에 일단 만든 것 같습니다. 처방, 검사 등을 할 수 있고, 의약품을 제조할 수 있는 시설도 갖췄다고 합니다. 조금 더 큰 규모의 종합적인 약국이라고 보이는데요.
[기자]의약품 관리소 소속 약국과 그렇지 않은 약국의 차이점이 있나요?
[안경수]북한 약국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병원 안에 기본적으로 약국이 있고, 전통적인 방식의 약국입니다. 그리고 외부에 의약품관리소 소속 약국이 있는데 여기서 북한 내에서 생산되는 국내 의약품과 외부에서 반입되는 약들을 다양하게 판매합니다. 고려약도 판매하고요. 드문 형태의 약국이 아닌 다 알려진 형태의 약국입니다. 또 다른 약국은 큰 병원 앞에 있는 개인집 약국, 도매상 약국이 있고요. 시장에 약장수가 있고, 평양이나 중심부에 있는 고려약 제약회사에서 생산되는 약품을 가져와서 사는 대리점 약국이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약국들이 있죠. 그중 의약품관리소 소속 약국은 규모가 있는 편입니다.
[기자]북한은 이러한 종합 약국 시설을 각 시, 도에 추가로 설치할 전망인데요. 이 종합적 약국 신설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안경수]표준이 될 종합적인 약국을 시범적으로 만들었다고 북한 당국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모든 시, 군들의 (약국을) 일반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결국, 의약품관리소 소속 약국의 기존 형태 및 소속을 조금 더 확대하고 종합적으로 신설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입니다. 다른 의견들도 있는 걸로 보여지는데요. 코로나 대응 의료체계 부조리를 바로 잡으려는 의도 혹은 코로나 유행에 따른 보건 역량 강화의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 있지만, 원론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의약품관리소 소속 약국은 굉장히 번성하고 있고, 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약국들은 약을 공급하고 투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투자하고 이윤을 많이 회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결국, 아주 좋은 확장적인 사업장 하나가 만들어지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더 약을 유통해서 이윤을 창출할 기회가 확대됐으니 이걸 추진한 사람들이 있겠죠. 이게 정책에 반영된 거라 볼 수 있습니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약을 구매할 수 있는 구매처가 더 다양화되고 확장된 거죠.
[기자]북한이 약품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의대에서 기초의약품 제조 및 판매를 허용했다는 소식입니다. 의학대학약국을 운영하도록 지시한 건데, 무상치료제를 선전하던 북한이 전국의 의과대학들에 유료 약국 운영을 허용한 것은 이례적인 조치라는 분석입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경수]중요한 점은 (의학대학 약국에서 약의) 판매가격이 시장가격보다 조금 더 저렴하다는 건데, 이건 충분히 납득이 가능합니다. 이 약국이 평성의학대학 내에 설치됐다고 하는데요. 평성의학대학은 평안남도에 있는 의과대학입니다. 평안남도도병원이 평성의학대학의 부속병원이에요. 같이 있어요. 평성역이 있고 그 옆에 평성의학대학이 있고 같은 부지에 평성의학대학 부속병원, 즉 평안남도 도병원이 있습니다. 위치가 다 모여 있죠. 평성역은 또 모든 인력과 물자가 모이는 중요한 역 중 하나인데요. 의과 대학 자체적으로 이윤 창출을 하겠다는 건데요. 여기에도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윤을 회수해가는 방식이 작동되겠죠. 그렇게 되면 결국 경쟁이 시작되지 않을까요. 다른 약국들과 경쟁을 하게 되는 거죠. 그런 차원에서 바라보면 위치도 안성맞춤, 편의성도 안성맞춤인 딱 좋은 위치에 개업한 거라고 보입니다. 의과 대학 안에 약국을 개설하면 좋은 점들이 있죠. 의과대학에는 약제사를 양성하는 약학부가 있습니다. 치과의사, 고려의사도 양성하고 다 양성하는 거죠. 평성의학대학 약학부 입장에서는 제조 실습도 할 수 있고 학생 실습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거죠. 편의성, 주민 접근성, 약국의 위치가 다 맞아떨어져서 (근처 약국들과) 가격 경쟁이 붙을 수 있죠.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