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백신 지원받아 국경 열고 싶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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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코로나19 백신을 지원받아 하루빨리 국경을 다시 열고 싶어한다고 대북 의료지원에 앞장서온 한국계 미국 의료 전문가가 밝혔습니다. 그는 북한 역시 백신 지원 이전이라도 인도적 지원단체의 방북을 허용하는 등 국제사회에 더 열린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백신 지원 가능성과 미국 내 민간 단체의 대북 방역 용품 지원 등 코로나 극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역할과 관련해 재미한인의료협회(KAMA) 북한담당 국장인 박기범 (Kee Park)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의 견해를 천소람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북한, GAVI와 10년 넘게 우호적 관계 이어와

[기자] 북한이 코로나 19 백신 지원을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백신 지원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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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하버드 의대 교수


[박기범 교수] 북한은 명백히 이 대유행(pandemic)이 자국으로 들어오는 것에 대하여 걱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으로선) 국가적 생존 문제죠 이건. 바이러스가 국가 내 유입을 막는 것은 지금까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로 인해 (북한의) 경제와 주민들에게 큰 대가가 있었죠. 그들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국경을 열고 싶어하지만, 자국민 보호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겠죠. 그것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백신입니다. 다만 북한이 백신을 찾는다고 해서 그들이 성공적으로 바이러스의 자국 유입을 막은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이 둘이 상호 배타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 그럼 이제 백신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요? 북한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가입국이고, 평양에 실제로 WHO의 사무실이 있습니다. 북한의 보건부는 유니세프와 WHO, 그리고 아동 백신을 제공하는 백신 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와도 십 년이 넘게 일해왔습니다. 북한은 지난 몇 년 동안 전체 아동에게 예방접종을 해왔고, 이것은 (특정 부류만을 위한) 선택적인 백신 프로그램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예상하기에는 코비드19 백신 또한 모든 사람에게 예방접종을 하려고 노력하겠지요. 북한은 GAVI 등과 같은 국제기구들과 십 년이 넘게 일해왔고, 그들은 아주 좋은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더욱이 백신 프로그램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기자] 북한에 대한 백신 지원과 방역 용품 지원과 관련해 미국 내 민간단체의 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요?

[박기범 교수] 북한은 2020년 초반에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그들의 주된 의료 건강관련 단체와 접촉했습니다. 이것은 자국 내에 (코로나 확진자) 발생이 있어서라기 보다는, 혹시나 생길 수 있는 (확진자) 발생을 더 잘 예방하고, (코로나19) 검사를 감독하기 위해서 였을 겁니다. 사실 방역 용품을 보낼 준비가 된 미국 단체들이 있었지만 국경이 닫히는 바람에 결국 방역용품과 보급품이 북한에 전달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국경없는의사회, IFRC (국제적십자회), WHO, 그리고 유니세프같은 국제기구 혹은 국제 비정부 기구들이 북한에 코로나 관련 구호 물자와 방역 물품을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백신관련 부분에서는 제가 아는 정보는 없습니다.

북한, 미국보다는 다른 기관의 도움 선호하는 듯

[기자] 미국 정부도 대북 인도적 의료지원에는 열린 입장으로 아는데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는 듯합니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박기범 교수] 작년 2월 혹은 3월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국이 북한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편지를 보냈습니다. 제가 알기론, 제안은 있었지만 결국 이뤄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미국 또한 코로나로 인해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에 아마 코로나와 관련해 다른 나라를 돕기보다는 자국 내 문제에 집중해야 했을 것으로 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북한은 그들의 다른 협력국과 동맹국으로부터 의료 지원 혹은 물품 지원을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미국은 북한의 적대국으로 간주되지 않습니까? 미국과 북한은 엄밀하게 보면 전쟁 중이니까요. 그래서 그들의 동맹국인 중국, 러시아 혹은 다른 인도주의적 혹은 의료 기관들이 (북한에) 도움을 줬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미국이 아닌 다른 곳에서 도움을 받는 것을 선호할 겁니다. 이 두가지 이유가 미국의 구호물자가 북한에게 닿지 못한 것을 설명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초기대응 잘했지만 경제적 타격 피할 수 없어

[기자] 그 동안 북한에 대한 인도적 의료지원에 앞장서 오셨는데 북한의 코로나 19 방역 대책, 어떻게 평가 하시나요?

[박기범 교수] 우리가 이러한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죠? 만약 그 평가 기준이 바이러스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라면 'A'를 주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초반에 국경을 닫은 몇 안되는 국가 중 하나였고, 그래서 바이러스가 국가 내에 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죠. 이러한 부분에서 평가한다면 북한은 몇몇의 다른 나라보다 대처를 잘 했고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바이러스가 국가 내에 퍼지는 것을 막았으니 그 다음 질문은 전반적인 영향이겠죠?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위해 (정부의) 정책이 실행됨에 따라 생기는 부차적 영향과 아마 이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데에는 반박할 수 없을 겁니다. 중국과 다른 무역 상대국들과 거래를 막으며 경제는 아주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병원과 의료시설에 필요한 물품 확보에 그들은 명백히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 지원은 멈춰져야 했고 모든 인도주의적 도움 활동도 지금은 멈춰있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아마 -특히 취약계층은-직접적인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때문이 아니라 (북한이) 바이러스가 자국 내로 들어 오는 것을 막기 위해 실행한 (국경봉쇄) 정책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피해를 볼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자국민들에게 백신을 최대한 빨리 제공하고 싶어하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국경을) 다시 열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 이니까요.

당대회 열고 있다는 것이 코로나 통제 중이라는 증거

[기자] 코로나 19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북한의 주장에 국제사회는 여전히 못 믿겠다는 반응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기범 교수] 지금 당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아무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당대회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다는 어느 정도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WHO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들은 1만2천 명 이상에게 진단검사를 진행했습니다, 한 사람 당 2번의 검사를 한거죠. 모든 의심 가는 환자에게, 예를 들어 코로나 19 증상이 있거나 노출된 사람들을요. 제가 알기론, 북한의 보건성에 따르면 검사 결과 양성은 없었습니다. 외부 사람들이 "북한에 확진자가 있을거야" 라고 이야기하는데, 아마 북한 내에 확진자가 있었다면, 마스크를 착용 하지 않고 모임을 하는 것과 같은 행동을 허락하지 않겠죠. 제 생각에는 아마 바이러스를 통제하고 있을 겁니다. 북한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죠. 하지만 북한과 같이 매우 강한 정부 통제력을 갖고 있고 체계적인 의료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제 생각엔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뿐 아니라 베트남과 타이완같은 국가들도 굉장히 적은 확진자 수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까? 왜 사람들은 그 숫자들은 의심 하지 않고 북한만 의심할까요?

[기자]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국제사회가 내미는 인도적 손길, 예를 들어 한국의 방역 지원 제안, 백신 지원 제안 등을 뿌리치고 있는 듯 합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보시나요?

[박기범 교수] 이것은 단지 방역 지원에 대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반도에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고 더 크고 복잡한 문제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북한은 한국, 미국과 같은 적대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들과 직접적으로 일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UN, WHO 혹은 유니세프와 같은 국제 기구와는 일을 할 겁니다. 미국과 한국은 둘다 UN의 가입국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매개를 통해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다각적인 방법으로 적대국 간 함께 일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이 북한에게 방역 지원과 관련해서 접근 할 수 있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대화해야

[기자] 북한의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북한이 해야 할 일과 국제사회가 해야 할 일은 각각 무엇이 있을까요?

[박기범 교수] 북한 당국이 할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이 있다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국제기구들과 의료 협력에 관해 대화하는 데 있어서 최소한 열린 마음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제 생각엔 이러한 것들은 북한 주민들이 백신을 접종받기 전에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북한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을 포함하여 어느 정도의 외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북한이 국경을 개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합니다. 동시에 더 많은 검사를 하기 위해 검사소 추가 설치와 (외국인) 입국 시 자가 격리 지침을 시행하는 등을 필요로 할 겁니다. 저는 이것들 혹은 이러한 논의에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지는 것이 북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의 국제 사회는, 특히 지금 이러한 전 세계 위기 상황 속에서, 북한에 제재를 가하거나 강제적인 조치를 하는 등의 대립적인 접근 방식을 내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우리 모두가 안전하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러한 대유행과 싸우고 있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의 저소득 혹은 중산층 나라를 돕는 것은 부유한 나라, 강대국들이 가져야할 관심사안입니다.

[기자] 박기범 교수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대북 백신 그리고 의료 지원에 관해 박기범 하버드 의대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