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당국이 코로나 확산에 대응해 전국적 봉쇄 조처를 내림에 따라 올 봄 농사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김혁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진단합니다. 북중 열차 운행 중단으로 농사에 필요한 비료와 농자재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고, 평양과 지방 간 이동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기에 봄 농촌 일손 동원도 어렵다는 겁니다.

천소람 기자가 탈북민 출신 김혁 선임연구원과 대담을 나눠봤습니다.
세계 밀 부족 사태 , 북한에 간접적 영향
[기자]먼저 인도가 자국 내 공급 감소와 가격 급등 조짐을 이유로 밀 수출 금지를 선언했는데요, 이번 조치가 북한에는 어떤 직,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까요?
[김 혁]인도가 밀 수출을 금지했잖아요. 그게 연쇄적으로 (북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도의 식량부족 문제가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밀 수출을 금지했기 때문에 중국도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생깁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밀을 수출하는 다른 국가들도 포함이 될 수 있겠죠. 밀 수출국들의 수출금지가 '도미노 효과(연쇄반응)'로 나타나게 되면 북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죠). 특히 북한은 밀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데, 거기에 필요한 밀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그래서 도미노 효과가 (북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봄 가뭄 때문에 보릿고개가 조금 더 심각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요. 이 상황에서 밀 수입까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하면, 훨씬 더 큰 곡물 위기를 겪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네, 인도의 밀 수출 금지가 잠재적으로 세계 식량 가격에 가파른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북한은 현재 코로나로 국경을 봉쇄 중이지 않습니까.
[김 혁]북한이 2020년부터 국경봉쇄를 했고 무역 중단 선언이 2년이 지났잖아요. 올해 초에 무역 재개를 다시 추진하는 듯했는데…, 무역 중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와 곡물의 가격 변화는 크지 않았는데요. 곡물가가 상승하지 않았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시장 활동이었어요. 그런데 코로나로 봉쇄 조치를 추진하며 시장 활동을 중단시킴으로써 곡물 가격의 상승을 일으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곡물 가격의 상승이 있을 거로 예측하셨는데요. 어떤 곡물이 영향을 많이 받을까요?
[김 혁]대표적으로 쌀 가격이나 옥수수 가격의 변동 폭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봄이 되면 쌀 가격이 올라가는 건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5천원대에서 약간의 유동성이 있었지만, 많은 변동은 없었습니다. 외부에서의 곡물 가격 상승이 북한의 곡물 가격 상승과 크게 연동성이 없었지만 이번 코로나 확산 때문에 시장 활동을 중단하는 게 오히려 곡물가격 급상승의 요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자]그렇군요. 외부의 영향보다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내부적인 조치가 곡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예상이시군요. 코로나 확산으로 북중 열차 운행도 중단된 상황이라 세계와 더 단절된 북한입니다. 영농기구 혹은 비료 등도 외부에서 들여오기 힘들 것 같습니다.
[김 혁]북중 열차 운행은 밀 뿐만 아니라 농자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 많이 써야 하는 게 파종기와 모내기에 필요한 비료, 농약, 비닐 박막 같은 농자재들인데요. 이런 것들을 수입하기 어려워진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가을에 농업 생산성과 직결되는 문제고, 이것이 곡물 생산량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북중 열차 운행 중단이 북한의 농업에 상당이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입니다.
봉쇄령으로 일손 부족 … 백신보다 치료제 원할 듯
[기자]현재 코로나 확산으로 평양과 지방 간 이동도 철저히 통제하고 있지 않습니까. 봄 농촌 일손 총동원도 어려울 걸로 보이는데요.
[김 혁]사실, 북한에서 기본적으로 농번기에 전통적인 농법을 많이 활용해왔습니다. 기름이 부족해서 농기계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고요. 농기계를 활용하려면, 농지 개발이 잘 되어 있어야 하는데요. 농지 정리 부분이 잘 안 되어 있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사람과 인력에 의존해서 농사를 지어 왔습니다. 지금도 그러하죠. 그런데 현재 코로나 사태 때문에 노동력을 동원하는 게 굉장히 어려워졌잖아요. 사람들의 이동 통제도 강력하게 추진하고, 아예 봉쇄 조치를 내렸잖아요. 지역 간 이동 봉쇄 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곡물 생산량은 급격하게 떨어질 거라 보고 있습니다. 농번기의 가장 큰 핵심은 기간을 잘 지켜서 그때그때 잘 심고,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한데요. 사람을 동원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거고, 이것이 결국에는 곡물생산량의 급격한 하락으로 나타날 거라 보고 있습니다.
[기자]북한의 식량난이 더 심해질까요?
[김 혁]수치상으로 장담할 수 없지만, 2021년 농진청(농촌진흥청)의 조사 결과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연간 469만 톤 정도로 추정했는데요. 아마 그중 올해 이러한 위기가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3분의 1 이상이 줄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국가에서 기본적으로 수매를 해야 할 절대적인 곡물량이 훨씬 더 부족해지고, 그것이 북한이 공식적으로 이야기하는 식량 위기와 맞닿아질 수 있다고 보입니다
[기자]네, 말씀대로 봄 농사에 차질은 불가피할 걸로 보이는군요. 그렇다면 북한 당국은 이 일손 부족을 어떻게 해쳐 나갈까요?
[김 혁]북한이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건, 백신이 아니고 치료제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동원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백신보다는 치료제를 선호할 거라 보고 있습니다. 백신은 사전 예방용이고, (코로나바이러스가 현재) 끊임없이 변하고 있잖아요. 근데 치료제가 있으면, 코로나가 걸려도 백신보다 더 강력한 항체를 가질 수 있고,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외부 의존도가 (백신보다 낮고) 치료제로 끝날 수 있는 상황이죠. 그러다 보니 치료제를 더 많이 요구할 가능성이 있고, 치료제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코로나에 걸린 사람을 빨리 치료해 이 사람들을 노동력으로 최대한 빨리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북한의 입장에서는 가장 절실하고 필요한 상황일 거로 생각합니다.
군사적 개발과 건설로 내부 결속 유도 … 주민들에겐 악영향
[기자]코로나 확산이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 미사일 발사 등 주민들의 불만이 엄청날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이 좋지 않은 북한 당국은 전 세계가 직면한 이 식량 가격 상승, 어떻게 극복할까요?
[김 혁]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하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내부결속이거든요. 물론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결속을 다지는 의미도 있습니다. '군사적으로 북한이 이렇게 강력하다'라는 걸 보여주고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조를 이끌어 내는 방법 중 하나가 계속해서 미사일과 핵실험을 하는 건데요. 두 번째, 북한이 건설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민생 부분에서 보여주기 좋은 부분이거든요. 그래서 내부 결속을 위해 핵 개발이나 미사일 발사, 그리고 건설 부분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계속 내부 결속을 주도하는 거죠. 동시에 코로나, 오미크론의 문제점을 극도로 내부적으로 부각하면서 통제의 당위성을 확보하는 겁니다. 이런 두 가지 측면에서 북한이 적극적으로 코로나를 활용하고 동시에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군사적인 개발이나 건설을 장려할 거라 생각합니다.
[기자]그렇군요. 하지만 주민들에게 실이익은 없어 보입니다.
[김 혁]네, 이 부분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서는 굉장히 악영향을 미칠 거라 생각됩니다. (봉쇄로 인해) 생산 활동,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되잖아요. 차단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주민들의 생활이 굉장히 어려워진다는 거죠. 경제활동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시장을 나가거나, 밖에 나가 농사를 짓거나 외부로 이동하며 물건들을 나르거나 물류가 이동되어야 하는데요. 이 모든 것들을 지금 차단하고 있다는 건, 결국 북한 주민들에게 엄청난 위기가 식량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를 북한 자체적으로 스스로 해결하기는 굉장히 어려울 겁니다. (북한 당국은) 체제를 보위하는 문제가 우선이지, 주민들의 생존과 생활 문제가 우선이 아니거든요. 그런 면에서 체제 유지를 위해서 끊임없이 통제하고 단속하겠지만, 동시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기자]네, 김혁 박사님.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혁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