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북한이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을 이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노동신문은 최근 김정은 총비서의 공개 활동을 총정리해 조명했습니다. 김 총비서의 활동과 더불어 김 총비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체중이 다시 불어난 듯 보입니다.
[안경수]김정은 총비서의 체중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입니다. 객관적인 체중, 신체 상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영상 혹은 사진으로만 볼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나이가 30대 후반인데요. 40대가 되면 상대적으로 20~30대처럼 체중 조절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김 총비서의 업무 과중이 분명한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 총비서가 북한을 통치한 지 만 11년이 다 돼가고 있습니다. 장기 집권에 대한 업무 스트레스,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특수성, 제재와 압박을 받는 북한이기에 최고지도자의 업무, 계획에 있어 항시적인 스트레스가 있죠. 처한 외부환경 말고 사람 몸에 관한 건강관리 진단, 예방 측면에서는 최고의 관리를 받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김 총비서의 사진, 영상을 보고 체중이 다시 불어났다는 점은 확실하지만, 이런 외부적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인 점을 고려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계절적 요인도 있습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옷도 두꺼워지기 마련이니 유의해서 봐야 한다고 봅니다. 임상 자료를 보면 '요요현상'일 가능성이 있지만, 의과학적인 측면에서 김 총비서가 관리를 잘 받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부작용, 합병증에 대해서는 관리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결핵 발생률 '고위험 국가'로 또다시 지정됐습니다. 북한의 작년 결핵환자가 13만 3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세계보건기구는 발표했는데요. 전년보다 다소 감소한 수준이지만, 코로나로 인한 국경 봉쇄로 국제기구가 직접 상황을 점검하지 못하고 있어 현 상황은 더 나쁠 것이란 의견도 있습니다. 결핵 진단기가 부족해 환자를 식별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건데요.
[안경수] 북한 당국 차원에서 결핵에 관심이 상당하지만, 북한 매체에서 결핵 관련 소식은 거의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나온다고 해도 해외의 결핵 백신 상황에 관해 언급하는 정도인데요. 북한이 결핵에 대해 앞뒤가 다른 대응 태도를 보이는 건 확실합니다. 국제기구가 발표하는 결핵 환자 수치는 정확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코로나 방역 기간 동안 예방 수칙이 잘 지켜졌습니다. 코로나 예방수칙과 결핵 예방수칙이 다른 점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개인적인 위생 상황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 즉 2020년 1월부터 상황은 상대적으로 많이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저도 내부 소식통의 의견을 듣고 있는데 주변에 감기나 결핵 환자가 줄었다는 인식이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결핵 관리 체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보통 결핵에 걸리면 자가 진단을 통해 집 안에 있게 되는데요. 가족이 약을 구해 와서 약을 주고 하다 보니 주변에서 알 수밖에 없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코로나 이후에 감기나 호흡기 질환, 결핵 환자가 줄었다는 내부 인식이 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아동기금, 세계은행이 발표한 '세계 식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의 약 3분의 1은 안전하게 관리된 식수를 못 마시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염된 식수로 인해 여러 질병이 발생하기도 하지 않습니까. 북한 주민들의 식수 현황, 어떻게 보시는지요?
[안경수] 북한에서 사회적인 지위,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식수 상황이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북한은 생수를 사 먹는 사람이 있고, 강 주변 혹은 약수터에서 직접 물을 정화해서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강, 산 등에 가서 물을 전문적으로 길러오는 사람도 있습니다. 북한의 식수와 관련해 김정은 정권 들어 질적, 양적으로 변화 양상이 있습니다. 2017년 10월에 조선인민주의 인민공화국 샘물 관리법이 채택됩니다. 여기서 '샘물'은 생수를 의미하는데요. 이 법을 보면 '샘물 생산과 공급에서 위생 안전성을 보장하는 것은 인민들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국가는 샘물 생산과 공급에서 위생 안전기준을 과학적으로 만들고 엄격히 준수하도록 한다'고 명확하게 규정돼 있습니다. 식수는 건강 보호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요소입니다. 실제로 김정은 시대 이후에 많은 샘물 공장이 개건, 현대화됐습니다.
지난 2021년 10월 3일에 양강도 삼지연시에서 백두산 샘물 공장이 완공됐습니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점이 이 백두산 샘물 공장 반대편에 한국에서 건설한 백두산, 즉 장백산 생수 공장이 있습니다. ‘백산수’라고 하는데요. 백두산을 두고 서로 맞은 편에 있는 거죠. 남한과 북한 사람들이 동일한 산의 암반수를 먹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샘물 공장을 현대화하고 있고 북한 사람들도 보편적으로 생수를 사 먹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식수 문제가 해결되면, 건강 관련해서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기자] 올해 9월, 북중 교역이 1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의약품과 의료 장비, 코로나 예방 용품, 인슐린, 스테로이드제, 비타민 등의 의약품 수입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X선 촬영 장비와 내시경 장비의 수입도 이루어진 게 눈에 띄는데요.
[안경수] 의료 장비와 의약품 수입이 공적으로나 혹은 밀수로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코로나 방역 시대를 거치며 기존 인민병원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과 현대화, 그리고 양적, 질적 개선이 두드러지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인민병원'에서 '병원'으로 명칭 변경까지 있는 정도면 당국에서 의지를 가지고 병원에 대한 현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내부 X선 촬영 장비 혹은 내시경 장비는 사실 기본적인 장비지만 많이 노후화됐었는데요. 이것을 현대화하며 도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당국이 의지를 가지고 주민들의 건강과 직결된 일선의 병원들을 개선하려는 건 확실합니다. 북한의 기존 '인민병원' 명칭은 '인민'이 빠진 그냥 '병원'으로 바뀌었지만, '도 병원'은 '도 종합병원'으로 변경됐습니다. 평양종합병원의 명칭이 이미 정해졌으니 나머지 도 병원 명칭을 통일화함으로써 종합병원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북한 당국의 계획이 반영된 거라 보고 있습니다. 평양종합병원의 개원이 눈앞에 왔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 입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