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기자]지난 10일, 코로나 비상방역전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한 북한이 코로나19 위기 해소를 선언하기 전 마스크와 장갑 등 방역용품을 대거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중국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6월에 이어 7월에도 약 123만 장의 의료용 마스크와 1만 5천 켤레 이상의 장갑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월부터 7월까지 북한은 중국에서 약 1천200만 개의 마스크 수입한 건데, 어떤 이유에서 일지요?

[안경수]올해 들어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물품 중에 의료 물품이 있었고, 이 물품 중에 마스크와 장갑 등 방역용품이 포함되어 있었는데요. 최대비상방역조치가 해제되어 마스크 (착용이) 자율화됐지만 계속 착용하는 게 현재 북한 방역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스크가 전국적으로 유통이 되어야 하고, 중앙에 비축 물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중국으로부터 마스크와 장갑을 대량 수입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일반 북한 주민들이 착용하는 마스크인지, 북한의 의료시설에서 쓰는 의료용 전문 마스크인지 혹은 또 다른 마스크인지에 대한 세부내역을 알 수 있으면 북한 당국의 의도와 목적을 알 수 있는데, 중국 해관 통계자료의 수치만 보고서는 판단하기가 조금 힘듭니다. 비상방역체제가 해제된 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어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쓰긴 하지만 앞으로 계속 마스크 혹은 방역용품의 수요는 유지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하지만 섣부른 방역 승리 선언이 오히려 주민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안경수]저는 북한의 의도적인 방역 승리 선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0명으로 나온 날이 80일 차였고, 91일이 된 날에 승리를 선언했잖아요. 북한 당국의 정치적인 의도인데요. 북한의 이런 정치적인 선언, 즉 북한 조선노동당 등 북한 당국에서 말하는 논리와 실제 생활 현실은 다르다는 걸 북한 주민들은 이미 전부터 잘 알고 있습니다. 방역 승리를 선언하고 비상방역체계를 해제했다고 해서 코로나가 끝났다고 믿는 북한 주민은 없을 겁니다. 북한 주민들은 언제나 늘 그랬듯 코로나 국면에서도 자구책을 찾아 알아서 유지하고 있고 계속해서 코로나를 대비해 기존 방역 대책을 알아서 가족 단위로 잘 지키고 유지해나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국면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특징이 감염률은 높은데 치명률이 낮잖아요. 북한 주민들도 이것을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감기, 몸살처럼 나름대로 증상에 맞게 요양하고 치료해 나가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사실 (코로나에 걸려도 먹을 수 있는 약은) 해열제, 기침약, 목감기 약 등인데요. 이런 약품은 북한에서도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 오미크론과 그 변이바이러스 국면에서는 북한과 다른 나라의 대처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방역 해제가 되고 어떤 점들이 달라졌을까요? 정책적인 변화와 주민 생활 측면에서의 변화를 짚어 주시죠.
[안경수]정책적인 부분에서 정확히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이행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5월 12일 이전 북한이 해왔던 방역 체계로 다시 돌아간 건데요. 방역의 전 인민적 정치적 승리를 선언하고 그에 따른 국가적 최대비상방역체계가 해제되고, 정치적인 측면에서 방역의 단계가 낮아진 겁니다. 일단 마스크 쓰기 의무를 해제했습니다. 북한의 여러 행사, 답사, 박물관 참관, 휴양, 온천, 요양소, 관광, 유원지, 수영장 등 피서를 즐기는 걸 정상화 시킨 거에요. 편의 봉사시설이나 상업시설들의 운영시간 제한 조치를 해제했고요. 자율성과 해제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강화된 정상방역조치를 정확히 집행하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자]네, 말씀하셨듯이 방역 승리를 선언하며 휴양과 요양, 관광 등이 정상화됐는데요. 관광지마다 피서객들이 북적이고 있다고 조선중앙TV가 (21일) 선전하고 있습니다.
[안경수]최근 나오는 북한의 내부 영상을 보면, 문수물놀이장이 나오는데요. 휴양, 유원지 등이 나오는 영상을 보면 북한 주민들이 마스크를 실내와 실외에서 쓰지 않고 자유롭게 마치 코로나 이전처럼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각 지역에서 진행되는 각종 지역, 사회적 행사도 있는데 거기 영상과 사진을 봐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치 2019년의 상황을 다시 연출해 보여주고 있는 듯한데요. 개인적으로는 마스크 같은 방역 관련 대책을 하지 않고 피서를 즐기고 사람들이 많은 수영장, 유원지, 박물관 영상들이 꼭 이번에 촬영한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있는 거죠. 과거 영상을 편집해서 내보냈을 수도 있고, 두 번째는 실제로 행사는 진행하지만, 촬영이 진행될 때는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카메라가 없이) 행사가 진행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사회주의 국가의 국영 매체는 보여주기식 선전이 많잖아요.
[기자] 유럽도 코로나 초기에 이른 정상화하며 다시 재확산이 있지 않았습니까. 실외는 물론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은 모습이 보이는데요.
[안경수]최근 나오는 북한 내부 영상을 보면 직장 혹은 생활 공간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진도 있어요. 우려나 위험성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는데요. 오미크론 국면에 맞춰서 북한이 방역 해제를 하고 마스크를 자율적으로 돌렸다는 게 나름 과학적인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과거 유럽의 국면과는 조금 다른 면이 있습니다. 최초 백신 개발할 때의 코로나바이러스와 지금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간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백신도 초기 코로나바이러스에 맞춰 개발됐는데, 변종이 생기고 하니 백신이 잘 안 듣잖아요. 그래서 2020년 국면과 2022년의 국면은 다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북한은 코로나비루스 재유행을 경계하는 듯 보입니다. 노동신문은 오미크론 변이, 원숭이두창 유입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주민들에게 방역 수칙을 엄격히 지키라고 요구했는데요. 당국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안경수]북한의 방송에서 각종 코로나바이러스, 원숭이두창,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대해서 나름대로 세세하게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는데요. 오미크론 신종 하위 변이에 대해서도 방송이 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에서 말하는 최선책은 마스크 착용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코로나 시국이 지속되는 이상 마스크 쓰기를 하는 게 좋다고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는 겁니다.
[기자]북측은 남측 접경인 강원도에서 코로나비루스 첫 환자가 나왔다며, 남측에서 유입된 전단에 바이러스가 묻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전단지로 인한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이 가능한가요?
[안경수]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는 원래부터 과학에 영역을 정치의 영역으로 변환을 시켜서 말하는 게 익숙합니다. 비상상황이나 과학적인 문제가 발생해도 정치적인 영역으로 전환시켜서 해결하는 게 독재체제의 능력인데요. 남한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되었다는 북한의 주장은 정치적인 대응이자 국내외적인 표현이라고 해석이 됩니다. 북한에서 코로나 환자가 발생했다면 그것은 중국 또는 러시아를 통한 인적 이동이 원인일 수밖에 없습니다.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중국, 러시아를 통한 인적 이동을 통해서 코로나가 2020년부터 북한에서 있어 왔고요.
과학적으로 또 보아야 할 건, 대북 전단 문제인데요. 대북 전단지를 통해 바이러스 유입이 가능할 수는 있습니다. 물론 이것이 인체에 옮기는 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대북 전단지가 실제 북한으로 날아가는 비율이 굉장히 낮습니다. 바람의 방향과 강도 등의 이유로 북한에 도착하는 비율이 한계가 있어요. 상당 부분이 바다에 떨어지거나 다시 한국 쪽으로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단지로 인한 북한에서 감염사례는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내부의 위기를 외부로 돌리는, 아주 전형적인 정치 기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첫 환자가 나왔다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요. 개성 쪽에서 나왔다면 가능성이 있죠. 전단지가 그쪽으로 가거든요.
[기자] 네, '북한 보건∙의료 해부,' 오늘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북한 보건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